◎환율 10%상승땐 실질 GDP 1.6%P 상승/1인 GNP 10,028 달러/수출금액 2.8%P 증가/수출단가 5.3%P 하락/소비자물가 1.2%P 상승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은 일반적으로 수출 증대 및 수입 감소 효과를 가져와 국제수지를 개선시키고 성장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10% 상승은 실질 GDP 성장률을 1.6%포인트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계량분석했다. 반면 환율 상승은 외채부담을 가중시키고 달러표시 국민소득 하락과 물가상승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최근의 환율폭등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소득=지속되는 환율 급등으로 올해 1인당 국민소득(달러표시)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게 기정사실화돼 있다. 80년대 이후 순조로운 상승가도를 달려온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17년만에 처음 줄어드는 셈이다.
LG경제연구원은 11월과 12월 평균환율이 각각 9백90원과 1천원을 기록, 올해 연평균 환율이 9백7원에 달할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보다 4백25달러나 줄어든 1만1백23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11, 12월 환율이 1천60원을 웃돌아 연평균 9백18원을 넘어설 경우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는 2년만에 막을 내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KIET는 올해 우리 경제가 6.1% 성장한다고 가정, 원·달러 환율이 10%만 상승해도 1인당 국민소득은 1만28달러에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10월말까지 환율이 10% 이상 올랐고 현재도 환율상승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1만달러시대는 이미 깨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결론이다.
◇수출입=환율 상승으로 기대되는 것은 수출부문. 원화가 절하되면 기업이 제품가격을 내리지 않아도 달러가격이 인하되는 효과가 발생,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우리 제품이 상대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KIET에 따르면 원화가치가 10% 절하될 때마다 수출금액은 2.8%포인트 늘어난다. 따라서 향후 원·달러환율이 1천원 이상으로 급등, 올 연평균 환율이 전년대비 15.6% 오른 9백30원에 달할 경우, 앞으로 1년간 수출부문에 4.3%포인트의 플러스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반면 환율변동이 수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무역수지 개선효과는 클 것으로 기대된다. 환율상승분 만큼 수입단가가 오름에 따라 수입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전부담이 커지면서 해외여행이 주축이 된 무역외수지도 소폭 개선, 경상수지는 나아질 전망이다.
대우경제연구소는 환율이 1% 오르면 경상수지가 2억6천만달러가량 개선된다고 분석, 현재까지의 환율변동폭을 감안할 때 앞으로 1년간 약 25억∼30억달러의 수지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물가=환율 급등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이 물가상승이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1%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12%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올해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보다 15∼16% 오른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는 1.8∼1.9%포인트나 상승한다. 특히 환율요인에 따른 물가 변동은 어느정도 시차를 두고 일어난다는 점에서 올해보다 내년 상반기중 물가불안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부에선 물가 상승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수석연구원은 『최근 기업들이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인상 요인을 물가에 반영시키기 어려워져 물가 상승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신 기업 채산성은 그만큼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신경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