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스포츠

후원사"진상 규명하라" FIFA 압박

카타르월드컵 비리 의혹 일파만파

英 선데이타임스는 담합 의혹 폭로

"한국·일본, 월드컵 유치 경쟁 중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제휴 시도"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소니·비자카드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치와 관련한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이례적으로 진상규명을 요구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이날 각각 성명을 내고 유치 과정의 뇌물수수 등 각종 의혹에 대해 FIFA가 조속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성명을 낸 기업들은 공식 후원사 6곳이 FIFA에 제공하는 한 해 1억8,000만달러(약 1,832억원) 중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FIFA는 모함마드 빈 함맘(카타르)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카타르의 월드컵 유치를 위해 뇌물 제공과 투표권 담합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970년부터 FIFA를 후원해온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업체 아디다스는 "FIFA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지금의 부정적 논란은 축구와 FIFA, 후원사 모두에 좋지 않다. 앞으로도 성공적 후원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며 FIFA에 빠른 조사를 촉구했다. 소니 역시 성명에서 '페어플레이 원칙'을 강조하며 "모든 의혹이 적절히 조사되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자카드도 "FIFA가 윤리와 투명성을 준수하리라 믿는다"며 FIFA를 압박했다.


후원사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FIFA 측은 "윤리위원회에서 조사 중인 사안을 요구한 수준"이라며 애써 진화에 나섰다. FIFA 내부의 정치적 문제에 대해 후원사가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드물다. 마이클 페인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마케팅 디렉터는 "이는 카타르 월드컵 유치 과정 논란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수준까지 올랐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나머지 후원사 중 코카콜라는 "FIFA가 잘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원론적 입장을 보였고 현대자동차그룹과 에미리트항공은 따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이날 카타르의 2022년 월드컵 유치 과정에 다른 아시아 지역 후보 국가들과의 제휴 및 담합이 있었다고 추가로 폭로했다. 이 신문은 비리의 핵심인 함맘 전 회장이 한국·일본 등 당시 월드컵 유치 경쟁 중이던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제휴를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함맘 전 회장은 한국, 일본과 함께 아시아 국가의 월드컵 유치를 위해 1차 투표에서 탈락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 지지표를 몰아주는 이면합의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월드컵 개최국 투표권이 있던 정몽준 당시 AFC 부회장(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과 오구라 준지 당시 일본축구협회장에게 접근해 이를 제안했다. 이를 위해 정 명예회장을 2009년 말레이시아로 초청해 대접하는 등 관계 개선을 모색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함맘 전 회장이 태국의 FIFA 임원에게 수백만 달러 규모의 석유 및 천연가스 거래를 위해 정부 차원의 대화를 주선했다는 의혹도 새로이 나왔다.

함맘 전 회장은 이에 앞서 FIFA 관계자들에게 카타르를 지지하는 대가로 500만달러의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솔직히 대답할 게 없다. 내 할 일이나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