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입맛없는 초봄, 충남으로 '맛여행'

입맛이 떨어지기 쉬운 초봄, 충남으로 맛기행을 떠나보세요.지금 서해안의 서산군은 주꾸미잡이가 한창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식욕을 자극한다. 공주시로 가면 「먹는 꽃」도 맛볼 수 있다. 샌드위치·차·샐러드·쌈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황홀한 미각여행을 끝냈다면 동백꽃으로 유명한 서산 동백정, 봄 경치가 아름다운 마곡사 등을 찾아보라. 봄이 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으리라. ◇서천군 주꾸미기행 서천군 마량리 마량포구는 겨울이면 일출과 일몰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유명해진 포구. 번잡스런 동해안과는 달리 한적한 어촌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아침 6~7시 사이에는 조그만 파시(波市)가 열리는데 일반인도 주꾸미를 살 수 있다. 주꾸미는 소매가로 보통 1㎏(12~13마리)에 1만원 정도. 2㎏이면 4인 가족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주꾸미는 1년 내내 서해안에서 잡히지만 3~4월에 특히 맛이 가장 좋다. 이맘때면 통통하게 알이 차기 때문이다. 제철의 주꾸미는 낙지보다 연하고 쫀득쫀득하다. 요리법은 볶음·회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주꾸미 샤브샤브가 가장 간단하고 일반적이다. 갖은 야채를 넣고 끓인 물에 된장을 한두 숟가락 푼 뒤 주꾸미를 데쳐 먹는다. 주의점은 물을 팔팔 끓여야 주꾸미 먹통이 터지지 않는다는 점. 마량리 이장 신은성(46)씨에 따르면 『마량포구에는 3월부터 주꾸미를 시작으로 피조개, 소라, 장대, 광어, 꽃새우, 대하, 갑오징어 등 갖은 해산물이 연달아 올라온다』고 한다. 포구 주변에는 횟집 16곳이 성업중인데 1곳만 빼면 자연산만 판매한다. 자연산 광어 1㎏에 3만5,000원선. 문의 마량리 이장집 (0459)952-2425 부근에는 동백정, 춘장대해수욕장, 한산모시관, 금강하구둑 등이 가볼만하다. 특히 3월말~4월초면 450년 이상된 동백나무 85주가 있는 동백정으로 인파가 몰린다. 지난 79년 서천화력발전소가 들어서는 바람에 풍취를 망치긴 했지만 단아한 정자와 시원한 바다, 붉은 동백꽃이 어울린 모습이 한폭의 한국화를 연상케한다. 한편 서천군청에서는 동백정에서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3월18일부터 4월20일까지 한달간 쭈꾸미축제를 개최한다. 즉석에서 주꾸미 샤브샤브를 요리해 먹을 수 있다. 문의 서천군 (0459)950-4208 ◇공주 「먹는 꽃」 농장 공주시 사곡면 화월리의 엔젤농장은 꽃을 보고 즐길 뿐아니라 먹을 수도 있는 곳. 2,000여평의 비닐하우스에 팬지, 바이올렛, 보레이지, 국화, 장미 등 100여종의 「먹는 꽃」을 재배하고 있다. 꽃 종류에 따라 맛과 쓰임새도 다양하다. 차(茶)에 띄워 먹는 브레이지는 단맛과 오이향이 나고, 아카시아향이 나는 바이올렛은 샐러드나 김치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매운맛이 나는 나스타츔은 소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또 국화나 장미 등도 빵이나 케이크에 넣어 먹는다. 사람이 직접 먹기 때문에 재배법이 꽤 까다롭다. 농약은 물론 비료도 쓰지 않는다. 7,000원짜리 1팩(0.2㎏)을 사면 한끼 정도의 쌈밥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도 판매한다. 문의 (0416)841-5272 이밖에 공주시는 통천배와 알밤으로도 유명하다. 사곡면에서 3대째 과수원을 경영하는 배연근(0416-858-9841, 인터넷 WWW.VERANG.CO.KR)씨는 저온저장고를 갖추고 연중 신선한 배를 공급한다. 15㎏짜리 1박스에 7만5,000원. 4,000원을 내면 집까지 배달해주는데 반품도 가능하다. 또 사곡농업협동조합(0416-841-7005)은 초대형 저장고를 갖추고 연간 40억원 어치의 알밤을 판매하고 있다. 공주밤은 당도가 높고 육질이 단단한 것으로 유명하다. 밤 1㎏에 3,500원. 4,000원을 내면 택배 서비스가 가능하다. 주변에 가볼만한 곳으로 태화산에 자리잡은 마곡사가 있다. 예로부터 「춘마곡추갑사(春麻谷秋甲寺)」라는 말이 내려올 정도이다. 그만큼 마곡사의 봄 경치가 아름답고 곱다는 뜻이다. 4월 중순이면 마곡사 경내에 자목련 왕벚꽃이 만개하고, 청아한 물소리가 계곡을 흐른다. 경내를 나서면 중부권 최대규모인 태화산 소나무숲이 있는데 5㎞ 길이의 산책로가 나 있어 사색과 가벼운 산행을 겸할 수 있다. 바로 옆의 마곡온천타운(0416-841-8977)에서 여독을 풀어도 좋다. 최형욱기자CHOIHUK@SED.CO.KR 입력시간 2000/03/1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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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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