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방치땐 국가부도 위험” 판단/부실종금 추가 업무정지 배경

◎부족자금 눈덩이… 7조원까지 불어나/사정나은 9곳 제외 10여곳 포함 될듯정부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부실종금사를 추가로 업무정지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종금사태가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2일 9개 종금사에 대해 일차 업무정지 명령을 내린 이후 추가적인 종금사 업무정지는 절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누차에 걸쳐 강조해 왔다. 이에따라 재정경제원은 이달말까지 각 종금사별로 자구계획서를 제출토록 한 뒤 내년초쯤 추가 업무정지를 포함한 종금사 구조조정 방안을 최종확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장상황은 재경원이 더 이상의 여유를 가지기 어려울 정도로 급박하게 전개됐다. 9개 종금사에 대한 업무정지조치는 곧바로 예금주들의 불안심리 확산으로 이어졌고 결과는 거액 예금인출로 표출됐다. 또 은행 등 타금융기관들 사이에서도 「종금사는 언제 폐쇄될지 모르는 폭탄덩어리」라는 불신감이 확산되면서 자금지원에 난색을 표하기 시작했다. 결국 종금사들은 예금인출과 자금조달 봉쇄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하루하루 자금결제마저 불가능한 상황에 내몰렸다. 하루 부족자금이 7천억원대에 달하는 종금사가 등장했는가 하면 스스로 업무정지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종금사까지 나타났다. 더이상 콜자금을 공급할 수 없다며 버티던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연장조치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종금사 부족자금은 무려 7조원대로 불어났다. 정부내부에서조차 더이상 종금사 처리를 지연할 경우 금융공황에 이어 자칫 국가부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됐다. 정부는 결국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부실종금사를 추가로 업무정지시킬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가로 업무정지를 당할 종금사가 몇개나 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그간의 종금사 상황을 되짚어보면 대략 두가지 시나리오가 예측 가능하다. 우선 최대 10여개 이상의 종금사를 업무정지시키는 방안이다. 지금까지 시중은행의 콜지원없이 자체 자금으로 부족금을 충당해온 종금사는 9개사에 불과하다. 한국·한외 한불·현대·아세아·새한 등 기존 6개 종금사와 동양·제일·LG 등 우량전환사 3개 뿐이다. 현재 영업에 나서고 있는 21개 종금사 가운데 이들 9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종금사중 대부분을 업무정지시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 상황의 심각성을 반영, 아예 칼을 빼든 김에 한꺼번에 정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또다른 가능성은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업무정지에 나서고 나머지는 추가적인 자금지원을 통해 추스려 나가는 방법이다. 이와 관련, 금융관계자들은 대한·나라종금 등 그동안 자금부족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던 4∼5개 종금사가 업무정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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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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