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벤처와 신약 공동연구
유한양행(대표 김선진)은 '21세기 신약개발력을 갖춘 세계적 제약기업으로의 도약'을 기업 비전으로 설정해 신약ㆍ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983년 설립된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연구소장 이종욱)는 신약연구센터ㆍ신제품연구센터ㆍ바이오텍연구센터ㆍ의약공정연구센터ㆍ의약분석실ㆍ안전성평가실 ㆍ연구기획관리실 등 7개 부서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프로젝트별로 연구팀을 구성해 체계적이고 유연한 연구조직을 운영함으로써 연구효율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대한제당과 제휴=유한양행은 또 지난달 말 대한제당과 바이오 의약ㆍ식품 등 분야의 연구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협약을 체결하는 등 연구개발 네트워크 확대에 힘쓰고 있다. 첫번째 협력사업으론 유전자재조합 동물세포ㆍ미생물을 이용해 백혈구증식인자(G-CSF), 적혈구생성촉진인자(EPO) 및 인간성장호르몬을 제조ㆍ판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은 새로운 질병치료 표적을 찾아내고 예방ㆍ치료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21세기 전략산업"이라며 "이번 제휴가 바이오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및 사업화를 앞당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10월부터 프랑스의 약국전용 화장품 제조업체인 피에르 파브르로부터 화장품 브랜드 '듀크레이' 제품 15종(아토피ㆍ여드름ㆍ건조증 피부용 등)을 들여와 판매하는 등 기존 유통망을 활용한 매출 극대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한은 ▲단기적으로는 원료의약품, 침으로 녹여 먹을 수 있어 흡수가 빠른 속용정, 약물이 천천히 흡수돼 오랫동안 효과를 나타내는 서방성 의약품 등 신제제 개발 ▲중기적으로는 치료용 단백질 의약품과 DNA칩ㆍ단백질칩을 이용한 진단키트 개발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약물 작용점(타겟)을 발굴해 국제경쟁력을 가진 신약을 개발하는데 R&D의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학, 국내외 바이오 업체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거나 추진하고 있다.
◇항암제ㆍ항진균제 개발 박차=유한은 위ㆍ십이장궤양 치료제 YH1885를 비롯해 ras 발암유전자를 조절하는 항암제 YH3945, 골다공증 치료제를 신약 후보물질로 개발하고 있다.
YH1885가 상품화 되면 현재까지의 위궤양치료제 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거대제품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으며, 국내외서 연간 약 10억~20억 달러의 매출이 예상된다. YH3945는 대장암ㆍ폐암ㆍ백혈병 등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항암제 후보물질. 영국에서 막바지 독성시험을 진행 중이며, 임상시험을 거쳐 2004년까지 상품화한다는 목표다.
동아제약과 함께 뼈세포 분해효소(카텝신-K)의 활성을 저해하는 효과가 뛰어난 골다공증 치료제 후보물질도 사실상 개발을 마치고, 내년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제도 2004년 임상시험에 진입시킨다는 목표다.
산업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병원미생물의 유전체정보를 활용한 항진균제 개발에도 착수했다. 유한은 외국 바이오텍 업체와 곰팡이 유전체를 연구한 뒤, 새로운 약물 작용점과 먹는 항진균제 후보물질을 발굴할 계획이다.
●유한화학과의 공생전략
-원료의약품 美·유럽등 시장선점 노력
유한양행은 자회사 유한화학(대표 홍우일)과 함께 미국ㆍ유럽시장을 겨냥한 고품질 전략으로 국내 원료의약품 업계에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유한화학은 최근 C형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 리바비린(Ribavirin) 제조방법과 시설ㆍ운용시스템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적격판정을 받았다. 리바비딘은 인터페론과 병용시 C형간염 치료에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유한화학이 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의 원료의약품 생산 및 품질관리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마련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관련 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화학의 해외마케팅과 원료의약품 합성공정 개발 등을 대행하는 유한양행은 이를 통해 오는 2005년께 5,000만 달러 이상의 원료의약품 수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태호 센터장은 "유한화학이 선진국 제약업체들에 공급할 원료의약품은 순도가 99.8% 이상인 고급제품이다"며 "다국적 제약회사 등도 투자비 절감ㆍ리스크 분산을 위해 원료의약품에 대한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있어 잠재시장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