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2일 연말연시에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열린우리당 인사들이 언론에 노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발설한 데 대해 뒤늦게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청와대는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이 측근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직후인 지난해 12월30일, `내가 검찰을 죽이려했다면 두번은 갈아마실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해서 `가장 강력한 대응`을 천명하고 나섰다.
조선일보의 경우도 신상우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 문재인 민정수석 등이 참석한 오찬 자리에서의 대통령 발언을 보도한 것이다.
또 유인태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정동영 의장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우리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통령은 연초부터 주로 관심이 경제에만 가 있는데 우리당에서 청와대에 와 밥 먹고 간 사람들이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정치에만 관심을 쏟는 것처럼 일이 잘못 꼬였다"고 일갈했다.
유 수석은 이어 "비공식적으로 대통령 만난 것을 언론에 떠벌린 사람은 면회금지를 시켜야 한다"면서 "당에서 단단히 좀 해달라"고 주문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윤태영 대변인은 "사실무근의 악의적인 보도"라며 "노 대통령이 가끔 서민적인 표현을 쓰지만 그런 혐오스러운 표현을 써본 적은 없다"며 법적ㆍ도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도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 같은 대응에 대해선 야당측으로부터 "발언의 효과는 이미 달성한 뒤에 하는 뒷북치기", "거꾸로 (문제의 조선일보 보도 외의) 다른 보도는 맞다는 얘기"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고태성 기자 tsgo@h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