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IT·화학·철강 '日원전폭발' 직격탄

전날 급등 종목 일제히 급락세


정보기술(IT)ㆍ화학 등 주요 종목들이 하루 만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추락했다. 일본 대지진에 따른 반사익 기대감으로 전날 상승세를 보였지만 원자력발전소 폭발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3.71%), 철강ㆍ금속(-3.30%), 화학, 운송장비(-1.91%) 등 일본 대지진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로 전일 급등한 업종들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제로 전날 각각 8%와 4% 이상 올랐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각각 4% 이상 급락했고, 전날 8% 뛰었던 포스코 역시 이날 3% 이상의 낙폭을 보이며 방향을 바꿨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2~3%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일본 원자력 발전소 폭발 소식으로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업종의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가려는 심리가 크게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추가 피해규모나 여진 발생 정도에 따라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날의 낙폭은 패닉에 따른 과매도였다”며 “원자력 피해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일 급등했던 수혜업종의 하락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일본 원전의 방사능 유출로 피해가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감 역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대지진 피해에 원전 폭발 및 방사능 유출 우려가 더해지면서 글로벌 시장의 투자심리는 물론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시장 심리 위축으로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이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피해기업과 수혜기업이 엇갈리리기는 하지만 엔화약세로 반사이익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엔화 방출로 엔화 약세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리 기업의 반사이익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박 연구원은 “일본이 엔화약세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엔-달러 80엔선을 방어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합관계에 있는 일본 기업이 엔화약세 모멘텀을 이용한다면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 시나리오는 완전히 반대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달 중 일본의 피해규모가 파악되고 복구 비용 등이 드러나게 되면 시장의 불확실성도 해소되기 시작될 것이라는 평가를 보이기도 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피해규모를 파악하고 복구비용 등이 드러나게 되면 그때부터는 경기 진작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수혜업종이 부각될 것”이라면서 “지수 하락으로 저평가 매력이 높아지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으로 꾸준한 매수세를 이어가는 투신권 등 국내 기관과 개인 등 국내 수급이 개선되면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시황팀장도 “원전 피해 규모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지만 폭발 수준이 아니라면 업종별 수혜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박스권 장세에서도 IT, 화학, 철강, 정유 등 반사이익 업종 위주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날 급락으로 주가수익률(PER)이 9배 초반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절대적 저평가 국면에서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강 팀장은 “이날 급락으로 주가수익률(PER)이 금융위기 때나 나올 수 있는 수준인 9배로 떨어졌다”며 “시장이 발생하지도 않은 미래의 악재를 먼저 반영하고 있고 극단적인 과매도 현상은 충분히 나온 만큼 더 이상의 패닉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팀장은 또 “특히 4월부터 시작되는 어닝시즌에서 에너지, 인터넷, 반도체 등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고 실적 전망도 좋은 업종 위주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저가매수기회를 활용할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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