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일본 대지진] 투자심리 여전히 불안… 원전 폭발사태 향방에 달려

■ 日증시 5일만에 반등했지만…<br>유동성 공급확대^반발 매수세 유입 하락 저지<br>해외 투자자금 회귀 기대감에 엔화 강세 지속

일본 주식시장의 닛케이평균주가지수가 일본 정부의 계속된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5일 만에 큰 폭으로 상승하며 9,000포인트 탈환에 성공했다. 전일 10.5% 급락한 것을 비롯해 최근 4일간 증시가 연속 하락한 데 따른 저가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추가 하락은 방어했지만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일본 엔화는 대지진과 방사성 물질 누출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자금이 본국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기술적 반등'=16일 일본 닛케이지수는 488.57포인트(5.6%)나 오른 9,093.72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일본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며 금융시장 안정화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대지진과 방사성 물질 누출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비상조치의 연장선상에서 이날에도 8조8,000억엔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며 '물량공세'에 나섰다. 일본은행은 이날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오는 18일부터 22일 사이에 2조엔을 추가로 풀고 필요할 경우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해나갈 것"이라며 물량투입을 통한 시장안정에 적극 나설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유동성 공급은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매입을 늘려 패닉상태에 빠진 투자심리 불안을 잠재우는 것은 물론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를 글로벌 시장에 확인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의지에 힘입어 이날 주가는 큰 폭의 반등세로 돌아섰지만 추가 상승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과대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도시카즈 호리우치 코스모증권 분석가는 "전일의 경우 패닉 상태에서 매물이 쏟아졌지만 오늘은 헤지펀드들이 물량을 거둬들였다"며 "하지만 원전 폭발 사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시장불안은 재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후쿠시마(福島)원자력발전소 폭발 사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회복하겠지만 원전 폭발이 계속 발생한다면 주식시장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엔화가치는 강세 지속=일본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담당하는 동북부 지방의 대지진 참사와 원전 폭발 사태에도 불구하고 엔화가치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10일 달러당 엔화가치는 82.98엔을 나타냈지만 대지진 당일인 11일에는 81.84엔으로 엔ㆍ달러 환율이 떨어졌고 14일과 15일에도 엔화 환율은 하락했다. 엔화가치는 달러당 80엔대에 진입하며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엔화가치가 오르고 있는 것은 경기회복을 위해 해외시장에 투자된 일본자금이 본국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는데다 일부 투기성자금이 엔캐리트레이드를 청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가 연일 대규모 유동성을 금융시장에 투입하고 있는 것은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것은 물론 엔화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의도도 숨어 있다. 채권매입을 통해 금융시장에 돈을 풀게 되면 엔화가치는 하락 압력을 받는다.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확장적인 통화ㆍ재정정책이 뒤따라야 하지만 일본은 0%대의 제로금리와 대규모 국가부채 등으로 정책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엔화가치 상승을 제어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대지진 참사로 심화된 경기침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인 것이다. 국제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엔ㆍ달러 환율이 80엔 아래로 떨어지면 일본 금융당국의 인위적인 시장개입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 소재 BNY멜론의 마이클 시니어 전략가는 "달러에 대한 엔화가치가 크게 상승하지 않도록 일본 정부는 시장개입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엔ㆍ달러 환율이 80엔 수준을 위협받으면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