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온 동네가 초상…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 절망에 빠진 안산 단원구

3개동 학생 276명 탑승

주민들 말 아낀채 한숨만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단원고가 자리잡고 있는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일대가 깊은 절망감에 빠져들었다.

이번 침몰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이 학교가 있는 고잔동을 비롯해 인근 와동과 선부동 일대이기 때문이다.


수학여행에 나섰던 단원고 학생 325명 가운데 고잔동 109명, 와동 97명, 선부동 70명 등 85%가 이들 3개 동에 사는 학생들이다. 이 지역에서 사는 상당수 학생이 이번 사고로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교 평준화가 처음 시행된 안산시는 단원구와 상록구로 나눠 학교를 선택하도록 했는데 이들 지역 학생 대부분이 단원고로 입학했다.

이 지역은 지난 1980년대 초 안산신도시가 건설될 당시 신축된 연립·다가구주택이 밀집된 대표적인 서민주거지역으로 대부분 70㎡ 이하 소형으로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등 어려운 이웃이 많이 살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고잔1동의 경우 9,100여가구, 2만3,000여명의 주민 가운데 기초생활보장수급자·차생위계층·소년소녀가장 등 각종 지원을 받는 주민이 3,500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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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학교 주변은 깊은 정적 속에 휩싸였고 학교 앞 노점상부터 구멍가게 주인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말을 아낀 채 깊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던 학생 A(17)군의 실종 소식을 들은 주인은 침통한 표정을 지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상 하루 4시간씩 열심히 일하던 학생인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울먹였다.

인근 연립주택에 사는 한 아주머니는 "온 동네가 초상이 났다. 마음이 너무 아파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내가 알고 있는 아이도 실종돼 소식이 끊긴 상태"라며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안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피해자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사고 이후 단원고 강당에 마련된 상황실에는 연일 실종된 가족과 선후배·시민들이 찾아와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세월호 탑승자 475명 가운데 단원고 학생과 교사는 전체의 71%인 339명, 이 중 325명이 학생이다.


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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