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다음 도전과제는 중소기업 육성입니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 차이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에 있습니다." 매년 5월 각국 정부 관계자들의 애간장을 태우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경쟁력 보고서. 경쟁력 평가방법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IMD 경쟁력 보고서를 다루는 인물이 바로 슈테판 가렐리(사진) IMD 교수다. 오는 7월7~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본지 주최 '서울포럼 2010' 첫날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라는 주제로 연설과 토론을 하는 가렐리 교수는 중소기업의 성장이 한국 국가 경쟁력 향상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렐리 교수는 한국 국가 경쟁력이 취약한 요인으로 보호무역주의와 경제 부문의 관료주의 비중이 높은 점을 꼽았다. 그는 "여전히 내수시장을 해외 기업 및 해외 투자자로부터 보호하고 있다는 점과 경제관료주의는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해외 기업에 문을 좀 더 열고 해외투자에 개방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렐리 교수는 아시아ㆍ남미ㆍ아프리카 등이 '사우스사우스 블록(South-South Block)'을 형성하며 미국과 유럽 등 기존 선진 경제권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이 하나의 경제 블록을 형성해 그 안에서 자급자족하는 세계경제의 대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며 "한국의 첫 번째 수출 대상국이 중국이라는 점이나 지난해 중국이 생산제품 중 56%를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다른 이머징 국가에 수출했다는 점은 지역별 블록 경제의 성장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렐리 교수는 이러한 블록 경제가 글로벌 불균형을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양한 경제 블록 형성은 경제구조의 차이로 이어지고 이는 경제 성장률 차이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머징 국가의 내수시장 강화와 블록 내 경제권 형성으로 새로운 경제질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렐리 교수는 국가 경쟁력 평가기준도 시대에 따라 진화한다고 밝히며 청정기술ㆍ지속가능성ㆍ교육 등 변수의 평가 비중이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IMD의) 평가기준이 수출이나 생산성 등 경제적 성과뿐 아니라 정부의 효율성, 교육, 동기부여 시스템 등 시야를 매우 넓게 해서 접근하고 있다"며 "청정기술이나 지속가능성ㆍ교육 등은 예전에 비해 더욱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렐리 교수는 서울포럼 첫날 연설 이후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양호철 모건스탠리 한국대표, 윌리엄 홀스틴 전 비즈니스위크 에디터, 채수일 보스턴컨설팅 한국대표 등과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주제로 토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