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쓰레기서 '에너지 꽃' 피우자

가연성 생활쓰레기를 파쇄한 뒤 소석회를 섞어 분필 모양으로 성형가공한 ‘생활폐기물 고형연료제품(RDF)’이 공장ㆍ발전소 등의 새 에너지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6년 말 전국에서 처음으로 하루 80톤의 생활쓰레기를 전처리, 40톤의 RDF를 생산할 수 있는 생활폐기물연료화시설을 완공해 가동 중인 원주시는 아직 돈을 주고 RDF를 사갈 수요처가 없어 무상으로 공급하며 고객 발굴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말 완공된 새 시청사의 냉난방 보조연료로 RDF를 사용하기 위해 전용 보일러도 설치, 최근 시운전에 들어갔다. 다행히 한국동서발전과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이 무연탄만을 발전용 연료로 쓰고 있는 동해화력에 오는 4월 보조연료로 RDF를 함께 때서 연소성능ㆍ배기가스의 환경성에 문제가 없는지 시운전해볼 예정이라고 한다. 시운전 결과가 좋으면 RDF의 상용화에 물꼬가 트이고 단순 매립ㆍ소각되던 생활폐기물이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탈바꿈하는 전기가 될 것이다. 동해화력이 발전용 연료로 하루 4,500~5,000톤의 무연탄을 쓴다고 하니 보조연료로 약간의 RDF만 사용해도 원주시 생활폐기물연료화시설을 풀가동할 수 있다. 현재 환경부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경기 부천시, 강원 강릉시, 전남 부안군에 국비를 지원해 2009년까지 하루 500여톤의 생활쓰레기를 파쇄ㆍ선별ㆍ성형가공해 RDF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ㆍ광주ㆍ대전ㆍ원주시 등에도 민자유치 등을 통해 전처리시설, RDF 전용 열병합발전소 등을 건립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RDF 이용이 활성화되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데다 에너지 자원의 무기화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는 원유ㆍ석탄 수입량을 줄일 수 있다. 또 매립지 수명도 연장할 수 있다. 환경 선진국인 유럽ㆍ일본 등에서 RDF 이용이 활성화된 것도 이 때문이다. 대기오염 악화를 우려하는 발전소ㆍ공장 주변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되지만 시험ㆍ인증기관에서 객관적인 측정치를 제시해 설득한다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최연석 기계연구원 신재생환경기계연구팀장은 “환경당국도 이 같은 측정 결과를 토대로 대도시ㆍ수도권에서 RDF를 발전소 보조연료 등으로 사용할 수 있게 관련 법령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 폐기물 전처리시설과 열병합발전시설 등을 광역 단위로 설치하고 집단화해 경제성ㆍ환경성 측면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의 조언을 정부가 귀담아듣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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