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더블 클릭] 모사드


정보 및 특수임무 연구소.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공식 명칭이다. 주시하다시피 한가한 연구기관이 아니다. 정보수집과 해외 비밀공작, 테러예방이 주 임무다. 모사드는 원래 반(反) 이스라엘 인사의 납치와 암살도 서슴지 않는 정보기관으로 출발하지 않았다. 모체는 1929년 창설된 샤이. 히브리어로 '선물'이라는 뜻의 샤이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직전까지 홀로코스트를 피해 동유럽으로 이주한 유대인을 안전하게 팔레스타인으로 귀환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모사드의 대담무쌍한 해외 비밀공작은 정평이 높다. 1960년 나치의 유대인 학살 책임자인 칼 아돌프 아이히만을 아르헨티나에서 납치, 이스라엘로 압송하면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당시 요원들은 아르헨티나 건국기념 사절단을 태운 전세기편에 아이히만을 술 취한 승무원으로 가장해 공항 감시망을 뚫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뮌헨' 은 테러 응징에 나선 모사드의 보복 암살을 소재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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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드가 명성을 얻게 된 배경은 여럿이다. 아랍국가에 포위된 지정학적 불리함은 정보력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시오니즘에 대한 갈망과 애국심의 발로이기도 하다. 하지만 더 큰 힘은 전세계에 흩어진 1,000만 유대계 디아스포라에 있다. 모사드 인원은 1,500명 내외이지만 해외 조력자는 3만5,000명에 이른다는 전직 요원의 증언도 있다. 아이히만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제보를 제공한 이도 나치헌터로 유명한 비젠탈 센터다. 엔테베 번개작전의 성공에도 공항터미널을 지은 유대계 건설회사의 도움이 컸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모사드의 항의를 받은 모양이다. 일부 의원들이 국정원 개혁 참고차 모사드를 갔다 왔는데 방문 사실과 일정이 공개된 데 대한 불만의 표시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사전에 보안을 요청했다면 지켜줘야 마땅하다. 보안을 요하는 정보위에서 정보가 새 타국 정부기관으로부터 항의를 받았으니 모양새가 참 우습게 됐다. /권구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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