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 세계인의 최대 스포츠 제전 2012 런던 올림픽(현지시간 오는 7월27~8월12일)이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지에서는 뜻밖의 악재에 걱정이 커지고 있다. 영국 문화의 정수(精髓)라는 런던의 이미지가 오히려 올림픽 특수에 독이 된다는 이른바 '런던 패러독스'다.
현재까지 런던의 7ㆍ8월 호텔 객실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나 떨어졌다. 조직위 측이 일찌감치 4만개의 객실을 선점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일반'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런던을 찾으려던 보통 관광객들이 올림픽을 피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며 "런던의 객실 3분의1이 비어 호텔 업계가 심각한 상황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반면 올림픽 유치를 놓고 경쟁했던 프랑스의 경우 객실 예약이 50% 늘었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독일 베를린은 100%까지 뛰는 등 화끈한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관광객들이 '올림픽 도시 런던'을 꺼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평소보다 3~4배나 뛴 숙박료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본연의 런던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올림픽 분위기 탓에 런던 특유의 공기를 맡을 수 없고 올림픽 스폰서들의 홍보물이 홍수를 이뤄 명소들의 제 맛을 느끼기 힘들다는 이유다. 결국 런던이 구축해놓은 고유의 도시 이미지가 올림픽 흥행에 악영향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옥스퍼드대 새드 비즈니스 스쿨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은 지난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예산 초과액이 가장 큰 올림픽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2005년 당시의 예산보다 두 배나 늘어난 84억파운드(약 15조원)에 이른다. 올림픽 공식 파트너 외의 스폰서 기업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데다 테러 방지를 위한 보안 예산을 두 배로 늘려 무려 5억5,300만파운드(약 9,990억원)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같은 초대형 이벤트에서 예산 초과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런던의 경우 초과 규모가 너무 크다. 각각 4%와 60% 초과로 막아냈던 2008 베이징 올림픽, 2004 아테네 올림픽과 비교하면 더욱 부담스러운 수치다. 결국 관광 수입으로 이를 만회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런던 패러독스'라는 내부의 적을 만나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