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 김문경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 "신고제등 부동산 규제책 재검토를"취득ㆍ등록세율 인하등 거래활성화 대책 절실임대주택 확대위해선 회계처리制등 개선시급건설업계도 철저한 품질관리로 신뢰 찾아야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논란 지난달 19社 부도로 문닫아 “수요억제를 통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현 정부의 정책은 자칫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김문경(사진)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시장 연착륙 방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10ㆍ29주택시장안정대책을 필두로 나온 주택거래신고제ㆍ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 등 일련의 고강도 수요억제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특히 취득ㆍ등록세율 인하 등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과 수요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건설부동산 경기는 회생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임대주택공급활성화 역시 현 상태로는 ‘구호‘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역대 정부가 민간업체에 임대주택을 많이 짓도록 했으나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며 “이를 위해서는 택지공급 물량을 늘리고 임대주택 보증금을 부채로 인정하는 현행 회계처리 기준 등 몇 가지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선 현장의 부동산 체감경기는 어떻습니까. 돈이 돌지 않아 일부 중대형 건설사의 경우 흑자부도가 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주택시장을 지금 상태로 방치하면 부도회사들이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고강도 대책들로 시장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습니다. 소비위축이 심화하는 가운데 기존 주택의 거래마저 막는 주택시장안정대책이 잇따르면서 주택경기 위축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주택건설 경기는 한겨울입니다. 분양률, 계약률, 아파트 입주율이 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모 업체에서 지은 화성시 아파트의 경우 입주 후 3개월이 지났지만 50%가 빈집으로 남아 있는 게 현실입니다. 기존 주택시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서울 지역의 5월 부동산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하는 등 거래마비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신규 주택사업을 중단하는 업체도 늘고 있습니다. -정부도 건설경기 침체가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공공건설 투자확대를 골자로 한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연착륙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주택건설업이 국내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정부가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됩니다. 주택건설 시장의 장기침체는 관련산업과 내수ㆍ고용창출 등에 큰 파급효과를 미쳐 국민경제 회생을 저해하는 직격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러나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방안이 부동산 경기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정부가 투기억제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묘책을 마련하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공 공사 발주는 조기에 집행했고 주택 부문에서는 지금까지의 정책방향을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택건설 경기 연착륙을 ?되歐?위해서는 내수경기 회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각종 부동산규제책들의 실시를 유보하거나 시기를 늦추는 등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택건설 경기의 급격한 냉각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합니까. ▲주택정책을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해 부동산가격 상승 등 과열기미를 보였던 시기에 마련된 10ㆍ29대책과 후속 조치들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시급합니다. 우선 마비된 주택거래를 정상화시켜야 합니다. 예를 들면 투기과열지구 지정 축소와 주택거래신고제 폐지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공급확대도 필요합니다. 주택가격 상승의 주요인이 공급부족이었던 만큼 미래형 신도시 건설과 재건축 활성화 등이 요망됩니다. 수요억제 위주의 임시방편식 대응책에서 벗어나 수요와 공급 원칙이라는 시장원리에 따라 특단의 주택공급확대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능력에 맞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주택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입니다. -참여정부의 각종 부동산정책들을 어떻게 보십니까. ▲한마디로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합니다. 인위적으로 정부가 시장에 끼어들어 조정하려고 하면 실패할 것입니다. 10ㆍ29대책 이후 강도 높은 후속조치들을 내놓고 있는데 집값에 거품이 많고 안정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인 것 같습니다. 주택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시기를 잘못 택하면 침체된 주택경기를 살리는 데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듭니다. 아직도 부동산시장에는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 부동산투기자 계좌추적 등 강력한 수요공급억제정책들이 시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들이 시장에 나올 때쯤이면 부동산 경기는 이미 회생이 힘든 상태에 도달해 있을 것입니다. -정부가 임대주택 공급물량을 늘리기 위해 많은 대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직접 민간 건설회사에 임대아파트를 많이 지어달라고 부탁했는데요. 정작 민간건설업체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민간 임대주택 건설실적은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99년 22만8,000여가구에서 2002년 2만7,000여가구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민간업체가 임대아파트를 짓는 데 걸림돌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선 임대주택건설사업자에 대한 회계처리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현재 임대아파트를 지으면 임대보증금이 부채로 계상됩니다. 결국 재무제표상 부실한 기업으로 비쳐진다는 것입니다. 임대보증금이 부채로 계상되지 않도록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야 합니다. 97년 3월 임대주택법 개정으로 신설된 특별충당금도 사업자의 초기비용 부담을 늘렸습니다. 이는 임대사업자의 경영구조를 악화시키는 주요한 원인입니다. 임대사업자는 임시관리 주체이기 때문에 특별수선충당금을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아울러 임대아파트의 분양 전환시 분양가격 산정방법도 문제입니다. 당초 임대아파트 모집공고를 할 때 분양전환가격을 공고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 기초자치단체는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을 받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추가로 필요한 내용은 무엇입니까. ▲위에서 지적한 문제점들을 제거해야 정부가 원하는 대로 민간업체가 임대아파트를 적극적으로 지을 것입니다. 또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및 금융지원 등과 양도세 감면 등 각종 혜택을 줘야 합니다. 국민주택기금 금리(연 4.55%)를 낮춰 건설업체가 이 기금을 활용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대다수 민간 건설업체의 경우 국민주택기금을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건설업체에 대한 소비자의 시각이 더 나빠진 것 같습니다. 원가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원가공개는 반대합니다. 기업 대외비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원가공개는 소모적 논쟁만 불러올 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놓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턱없이 비싸다’는 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주택업체들이 아파트 분양가를 턱없이 높여 무리하게 폭리를 취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건설업체들의 결산 수익률을 보면 금융 등 다른 산업보다 이익이 훨씬 박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용인 동백ㆍ죽전 지구 동시분양업체에 분양가를 담합했다며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공정위가 동백ㆍ죽전 지구 동시분양에 참여한 건설사가 분양가를 담합했다고 결정한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택지개발지구는 택지공급가격이 거의 동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업체가 유사한 건축자재를 사용하고 이를 근거로 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분양가격이 비슷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분양가 책정과정에서 인허가 당국이 평당 얼마 이하로 가격을 책정하도록 유도했기 때문에 분양가격에 큰 차이가 없게 됐습니다. 모든 업체가 소송으로 대응할 것이기 때문에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지리라고 생각합니다. -건설업은 경제부흥에 많이 기여해온 게 사실입니다.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건설업체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업종으로 평가될 수 있도록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체질개선과 업종 전문화, 사업특화, 브랜드 개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등이 요구됩니다. 또 철저한 품질관리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면서 주택 전문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해야 합니다. 업체 스스로의 노력 못지않게 정부의 적극적인 주택산업육성대책도 필요합니다. 여신지원, 회사채 발행, 금리적용 등에서 제조업체와 동일한 조건을 적용해 주는 것이 시급합니다. 또 모기지 등 선진 주택금융기법도 조기에 정착시켜야 할 것입니다. 대담 : 윤종열 건설부동산 부장 yjyun@sed.co.kr 정리=이종배기자 ljb@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입력시간 : 2004-06-13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