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주식 매매체결 지연 빈번…거래소 늑장대응

최근 들어 주식시장에서 매매체결이 지연되는 사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데도 시장관리자인 증권선물거래소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전산시스템이 개장 초기에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짧게는 1~2분에서 길게는 10분까지 유가증권시장의 매매체결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예컨대 대우증권은 이달 들어 3일부터 7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거래소 전산시스템 문제로 매매체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내용의 긴급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발송해야했다. 이 증권사는 5월에 두 차례, 지난 달에는 한 차례 같은 내용의 긴급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전송한 바 있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거래소 중앙 서버의 용량 부족 문제로 오전 9시 개장이후 30~40분 동안 매매체결이 최대 10분까지 지연되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거의 전종목에 걸쳐 매매지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1999년 정보기술(IT) 거품시기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대신증권도 지난달 30일 동시호가 주문이 평소보다 30% 늘어나 매매체결이 거의전종목에 걸쳐 1~3분 정도 지연되고 있다고 고객들에게 공지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5일과 14일에 유사한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달 들어 여섯차례 심각한 수준으로 매매체결이 지연된적이 있으며 매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장 초반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지연 현상이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증시 급등 소식에 매수 주문이 쏟아진 25일에는 개장 직후 주문이 10분이나 지연 체결돼 투자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새벽에 끝나는 미국 증시가 급등혹은 급락세를 보이면 그날 거래소의 전산시스템은 어김없이 비틀거리고 있다. 매매 지연 현상이 자주 발생하게 된 건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의 상장 종목수와 거래량이 유가증권시장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급팽창, 거래소 중앙 서버의 처리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의 주문이 쏟아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작년 12월에 개설된 ELW 시장의 상장 종목수는 이달 말 기준 1천3개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수(876개. 우선주 포함)보다 많으며 이달 일평균 거래량도 2억6천833만주로 유가증권시장(1억8천867만주) 수준을 넘어섰다. 대우증권의 하루 주문건수 25만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만건이 ELW 주문일 정도다. ELW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해 매매체결 지연 현상이 올해 5월부터 발생하고 있었는데도 거래소는 아직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ELW 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3배나 빠른 속도로 급성장하면서 유가증권시장의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매매체결 시스템의 서버 용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