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쟁·불황 2가지 악재 국제 금융시장 '강타'

■ 세계증시 동반하락 전쟁과 불황. 이 두가지 불확실성이 국제 금융시장에 엄습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좋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기업 수익이 악화되면서, 지난 7월 붕괴의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난 뉴욕 증시가 또다시 새로운 저점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라크와의 전쟁에 대한 공포감은 국제유가를 19개월만에 최고인 배럴당 30 달러대로 끌어올리고, 안전한 자금 피난처로 알려진 미국 국채(TB)는 44년만에 최고로 폭등했다. 뉴욕 금융시장의 난기류는 오는 10월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미국은 11월초 중간선거에 앞서 군대 배치를 완료하고, 이라크 공격에 대한 국제적, 국내적 지지를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돼 전쟁 위기가 내달에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또 뮤추얼 펀드들이 새로운 분기가 시작되는 10월에 투자자들로부터 무거운 자금 상환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929년 대공황, 1987년 블랙먼데이가 10월에 나타난 전례에 비추어 미국발 10월 금융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발 금융위기 재연 지난 90년대 미국 신경제(New Economy)의 선행지수격인 나스닥 지수는 23일 1,100 포인트대로 떨어져 6년만에 최저치로 꺾어졌다. 한때 5,300 포인트까지 치솟았던 나스닥 지수는 2년반만에 5분의1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지 않고, 90년대에 형성된 통신ㆍPC와 반도체 분야의 엄청난 과잉 설비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상징적 기업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도 7월 23일 저점에서 130 포인트까지 접근하고 있다. 이달들어 뉴욕 증시의 폭락장세가 재연되고 있는 것은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기업 수익이 저조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프루덴션 증권이 투자전략가 에드워드 야데니는 "기업 수익이 증시를 융단폭격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지난 7월엔 뉴욕 증시와 미 달러화가 동시 폭락하는 형태였으나, 지금은 오히려 달러가 상승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폭이 국내총생산(GDP)의 5%를 기록, 국제통화기금(IMF)이 정의한 위험수준 4%를 넘어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과 독일 경제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외환 딜러들은 미국 돈을 사고 있다. 달러화 강세는 미국으로의 해외 자본 유입을 의미하며, 그 자본은 미국 TB시장으로 대거 몰리면서 TB 가격이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달러 강세는 선거를 앞두고 있는 브라질을 비롯, 중남미 통화 불안을 가중시키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언제 회복하나 컨퍼런스 보드의 8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비 0.2 포인트 하락, 앞으로 3~6개월 후 경기가 더 어려울 것임을 보여줬다. 경제전문가들은 적어도 연내에는 급속한 경기회복은 어렵고, 1% 이하의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은 일단 이라크 공격이 단행될 경우 해소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시적으로 유가가 급등하겠지만, 전쟁을 단기간에 끝낼 경우 사우디에 이어 세계 2위 석유매장량을 보유한 이라크의 원유생산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로 국제유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전쟁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미국이 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전쟁에 승리하느냐에 달려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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