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권가 ‘족집게’ 심근섭씨 은퇴

◎78년 건설주 파동 등 정확히 예언/대우경제연 전무로 34년 경력마감「증권계에 영원한 스타는 없다.」 지난 70, 80년대 국내 최고의 증권분석가로 명성을 떨쳤던 대우경제연구소의 심근섭 전무(57)가 증권계를 떠난다. 심전무는 지난 4월 사표를 제출했으며 31일 주총에서 수리될 예정이다. 심전무는 지난 63년부터 증권거래소에 입사, 34년간 증권계에 몸담았다. 대우증권에서만 20년을 근무했으며 조사분야의 불모지나 다름 없던 당시 증권업계에서 「족집게」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뛰어난 증권분석력을 과시했다. 심전무는 지난 78년 건설주 파동을 정확히 예언한 것으로 유명하다. 9천원을 호가하던 건설주가 액면가(5백원)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해 증권가를 놀라게 했다. 주가지수가 1천포인트를 넘어서며 활황기를 구가하던 지난 88년에는 『조만간 4백50포인트대로 폭락할 테니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놔 투자자들로부터 곤욕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예언이 그대로 들어맞으면서 「족집게」, 「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90년대 중반 증시가 장기 침체기에 접어들자 심전무의 「인기」도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95년부터 주장한 「대세상승론」과는 반대로 연일 주가가 하락했던 것이다. 결국 심전무는 증시분석가로서의 화려한 경력을 뒤로 하고 조용히 은퇴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 현재 심전무는 가족과 함께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 심전무와 가까운 증권계 인사들은 그가 미국에 좀더 머물며 늦공부를 하거나 귀국해 조그만 증권연구소를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증권계에서는 『신발, 섬유산업이 주력산업이었던 시절 증권계를 풍미했던 그가 「사이버증권시대」를 눈앞에 두고 퇴진하게 됐다』며 아쉬워하고 있다.<정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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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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