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초유의 정전대란…산업단지 피해 속출

기습 늦더위에 전력 과부하<br>수요 예측 실패가 원인인듯


사상 초유의 정전 사태가 발생한 15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일부 아파트 단지에 불이 꺼져 있다. 뒤편 고층 빌딩에는 불이 들어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이날 오후3시부터 제한송전을 실시했다 오후7시46분부터 순차적으로 전력 공급을 재개했다. /고영권기자

기습적인 늦더위로 전력 과부하가 걸리면서 15일 오후 서울 도심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사태는 정부당국이 9월에는 전력수요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발전소 가동을 상당수 멈춰 전력수요 예측 실패에 따른 정전사고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한국전력과 한국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무더위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예비율이 비상 수준인 5%로 떨어져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서울은 여의도와 한남동ㆍ서초ㆍ송파ㆍ양천구 등지에서 전기공급이 끊겼고 경기북부 10개 시군의 일부가 정전됐으며 고양시의 1만가구에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남 일부 지역에서도 정전으로 공장가동이 멈췄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에 예상보다 수요가 갑자기 많아졌는데 발전소 정비가 많아 발전량이 많이 감소하면서 정전이 발생했다"며 "양수 발전을 최대한 가동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구의 낮 기온이 34.2도까지 올라가면서 전남 나주, 경북 경주와 대구시 등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전력 송배전을 맡고 있는 한전 측도 "전력 예비력이 이날 오후 400만kW 이하로 떨어지면서 전력수급에 이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한여름에 전기 과부하에 따른 정전이 발생한 적은 있었지만 9월 늦더위로 정전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지경부를 비롯한 전력업계는 올 여름 전력피크를 대비해 발전소 정비를 늦추는 등 최대한 풀가동을 준비한 바 있다. 하지만 전력피크가 지났다고 섣불리 판단해 발전소 정비 등을 실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이날 전력수요가 많이 늘었지만 올 여름 최대 피크를 기록하지는 않았다"고 말해 결국 전력업계가 공급을 줄이면서 정전사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낮 전국 곳곳에 전력공급이 중단된 것과 관련, 각 금융회사의 피해상황을 긴급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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