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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네트워크] 울산 신항, 동북아 '오일 허브' 닻 올렸다

■ 울산<br>2020년까지 1조5,700억 투입 2,840만배럴 저장시설 건립<br>"글로벌 트레이딩 기업유치 등 先 수요확보로 리스크 최소화"

울산항이 동북아 오일허브사업 조성지로 확정되면서 물류 중심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진은 울산 신항 전경.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울산항 일대에 2,800만 배럴 규모의 석유저장시설과 석유금융거래시장을 조성하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이 본 궤도에 오른 것이다. 정부는 연내에 기본설계 공모를 마치고 2012년까지 기본ㆍ실시설계, 2013년 착공, 2016년 상업운영 개시 등 사업 추진 일정을 확정하고 연구용역 결과를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울산시와 울산항만공사는 향후 오일허브 구축을 통해 세계적인 '정유도시'에서 '석유거래 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오일허브 개발산업에 1조5,700억 투입=오일허브 개발사업은 92만3,000㎡의 부지에 7선석 총 2,840만배럴의 원유 및 석유제품을 동시에 저장하는 시설을 짓는 매머드급 프로젝트다. 오는 2020년까지 총사업비 1조5,789억원이 투입된다. 국비는 5,300억원이고 나머지는 민간자본이 충당한다. 사업주체인 울산항만공사(UPA)는 울산항 오일허브 개발사업을 1ㆍ2단계로 나눠 추진한다. 1단계 사업은 울산 남구 용연 앞바다 신항 북측지역을 매립해 47만7,000㎡를 조성한 뒤 1,440만 배럴의 저장시설을 짓는다. 여기에는 4선석이 구축된다.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기본설계비 46억원을 이미 확보한 상황이다. 2단계에서는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인근 신항 남측지역에 3선석 규모의 44만6,000㎡에 1,400만 배럴의 저장시설을 추가로 건설한다. 특히 2단계의 3선석은 원유 저장소로 활용될 계획이며 20만~30만톤 규모의 대형 유조선들이 접안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오일허브는 석유제품의 생산, 공급, 입출하, 저장, 중개, 거래 등 석유에 관한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석유 물류활동 중심 거점을 말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미국 걸프연안(저장시설 1억900만배럴)과 유럽의 ARA(8,700만배럴), 싱가포르 주롱 석유화학공단(5,200만배럴) 등 3대 오일허브가 있다. 오일허브가 구축될 경우 물류와 조선, 해운, 금융 등 관련분야에서 높은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위급상황에 따른 석유공급 중단사태에도 안정적인 석유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또 물동량이 점차 줄어드는 국내 항만들의 수익성도 제고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네덜란드는 본토에서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빈국이지만 오일허브 덕분에 산유국이나 다름없는 거대 경제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며 오일허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오일허브 최적격지 '울산'=울산항은 동북아 오일허브의 최적격지로 꼽힌다. 정부의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에 울산항이 중심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기존 인프라와 입지 여건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우선 울산은 국내 석유화학 수출의 메카다. 지난 2009년 140만 배럴을 수출했다. 이는 국내 전체 물량의 절반에 이른다. 또 울산항은 국내 전체 항만 처리물량 3억8,000만톤의 37% 규모를 처리하며 액체화물을 처리하는 세계 4대 액체물류항이기도 하다. 울산항 배후에는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국내 최대의 정유사와 석유화학 단지를 비롯해 보팍ㆍ오드펠ㆍ스톨트헤븐 등 세계적인 액체화물 저장시설이 들어서 있다. 또 울산은 대형 석유화학업체, 관련 연구소 등 석유화학 클러스트가 입지해 있어 에너지 산업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오일허브, 생산유발효과 6조3,000억원=울산에 3,000만배럴 규모의 오일허브가 들어서면 6조3,456억원의 생산유발 및 2조711억원의 부가가치,1만2,000여명의 고용창출 등 다양한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 관련 현물 및 선물거래소가 설립되고 거대 자금이 유통되면서 울산은 자연스럽게 동북아의 신흥 석유 물류 금융중심지로 변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물동량도 연간 4,500만톤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울산항 연간 처리 물동량의 30%에 달한다. 또 울산의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은 수출이 확대되고 가격경쟁력도 강화된다. 풍부한 석유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역 정유사들이 동북아 지역의 석유 공급조절자 역할을 맡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고용창출과 연관 산업의 매출 증대도 크다. 오일허브 건설기간 중에 1만명의 고용효과가 발생하고,전후방 연관산업에 연간 4,600억원의 매출이 새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오일허브 구축에 따른 지역생산유발효과가 4조5,000억원, 고용유발효과가 2만2,000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탄력받는 오일허브사업 연구=울산시와 UPA는 오일허브사업과 관련해 연관산업 활성화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다양한 발전전략을 구상 중이다. 울산시는 최근 '동북아 오일허브사업에 따른 연관산업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용역 결과 울산의 오일허브사업은 해외 금융기관과 석유거래소 유치 등 석유에 한정되지 않은 '미래 에너지 허브'로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오일허브의 성공을 위해서는 유럽모델의 장점인 다변화된 에너지 허브 전략과 싱가포르 모델의 강점인 금융시장 전략을 융합한 '울산형 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2024년까지 원유 및 석유제품 거래를 200억 달러로 늘리고 글로벌 저장 및 트레이딩 기업 지사 10개 이상을 유치해야 한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UPA는 최근 지식경제부와 울산해양청, 울산시, 석유공사, 정유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에 따른 UPA 역할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통해 입장을 정리했다. UPA는 오일허브 구축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추진주체인 지식경제부와 주요시설 관리ㆍ건설주체인 국토해양부의 유기적 협력체계 구축이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동북아 석유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적기 재정집행이 관건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엑슨모빌 등 글로벌기업이 90개나 입주한 싱가포르 오일허브의 경우 철저하게 '선 수요확보, 후 부지조성' 방식을 택해 리스크를 최소화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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