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차 법정관리-사재출연] "명문얻고 실리도 챙겼다"

삼성자동차 법정관리 신청과 이건희 삼성회장의 사재 출연에 따른 삼성그룹의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되나.전문가들은 삼성이 이번 조치로 명분도 얻고 실리도 챙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李회장이 2조8,000억원이라는 거액의 사재를 출연함으로써 자동차 경영부실에 대한 비난여론을 잠재우고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명분을 얻은데다 삼성생명 상장을 앞당기는 최대 실익을 얻었기 때문. 창사 이후 첫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이미지 손상보다 삼성생명의 조기상장의 이득이 훨씬 크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삼성생명이 상장되면 최대주주인 삼성 계열사들과 李회장 일가는 막대한 자본이득을 얻게 된다. 현재 국내외 조사평가기관들이 평가한 삼성생명의 주당가격은 60만~200만원. 일단 삼성이 삼일회계법인과 삼성생명에 의뢰해 평가한 삼성생명의 주당가격은 70만원으로 단순 계산하더라도 李회장은 지분 20%(2조8,000억원)를 출연하고도 남은 지분 6%(120만주)만으로 8,00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는다. 또 李회장의 장남인 재용씨가 대부분의 주식을 갖고 있는 삼성에버랜드(20.7%)는 2조8,000억원 이상의 이득을, 분가그룹인 신세계(14.5%)와 제일제당(11.5%)은 1조6,000억~2조원의 차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삼성문화재단(5%)은 7,000억원의 차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그동안 삼성의 지주회사 역할을 해 온 삼성생명의 위상이 다소 흔들릴 수 있다는 점. 당장은 李회장의 지분 20% 출연 이후에도 삼성에버랜드 등 계열사들이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경영권 유지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상장을 위해 신주공모를 할 경우 李회장 일가와 삼성 계열사의 지분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룹 지주회사로서의 역할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삼성생명의 지분 11.5%를 갖고 있는 제일제당과 삼성그룹의 원만치 못한 관계도 주목되고 있다. 삼성이 사재 출연으로 얻어 낸 삼성생명 조기 상장으로 막대한 자본이득은 얻게 되었지만 향후 李회장의 그룹 경영권 유지를 위한 새로운 방어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는 얘기다./고진갑 기자 GO@SED.CO.KR

관련기사



고진갑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