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어쩐지 집짓기는 싫어

제2보(17~31)


백이 18로 들여다보았을 때 19로 모양을 갖춘 수는 구리류라고 할 만하다. 그는 대세점을 놓치는 일이 전혀 없다. 어느 정도의 실속을 상대에게 허용하는 한이 있어도 대세점을 무조건 선점하고 본다. 이러한 경향은 그의 호협한 기풍의 반증이다. 늘 서슬이 퍼런 바둑을 둔다. 흑19로 참고도1의 흑1에 받고 둘 수도 있다. 그것이면 백은 2로 둘 것이 너무도 뻔하다. 백2는 너무도 돋보이는 대세점이 된다. 흑31로 그냥 뛰어든 이 수법도 구리류라 할 만하다. 보통은 참고도2의 흑1로 하나 젖혀놓고 보는 것인데 그것이면 백2 이하 백8까지의 집짓기바둑이 될 것이다. 그 코스가 흑편에서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략적이고 생동감이 넘치는 바둑을 선호하는 구리로서는 별로 내키지 않았던 모양이다. 조한승은 1982년생으로 구리보다 1년 연상. 1995년에 입단했으며 입단동기는 이세돌이다. 결정적인 대목에서 이세돌을 주저앉힌 일이 많아 ‘이세돌 킬러’로 통한다. ‘꽃미남’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핸섬한 풍모. 어딘지 여성적인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기풍은 두터우면서도 파괴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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