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 파업 소탐대실의 덫] <상> 그들은 웃고 있다

"GM제국의 몰락 남의 일 아니다"…"생존위해 전통 깨는 결단 필요"<br>'위기불감증' 노조 이기주의에 글로벌 경쟁력 되레 뒷걸음질<br>3만5,000명 인력감축 수용한 全美자동차노조 희생 주목을


[현대차 파업 소탐대실의 덫] 그들은 웃고 있다 "GM제국의 몰락 남의 일 아니다"…"생존위해 전통 깨는 결단 필요"'위기불감증' 노조 이기주의에 글로벌 경쟁력 되레 뒷걸음질3만5,000명 인력감축 수용한 全美자동차노조 희생 주목을 이진우 기자 rain@sed.co.kr 관련기사 • 현대차 파업 13일째… 서비스망도 완전 마비 • 현대차 파업 투쟁일변도…노사 동반몰락 지름길 "최대 위기에 직면한 미국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노조가 '전통을 깨는(Tradition-breaking)' 결단을 내려야 한다." 세계적으로도 강성노조로 이름을 떨쳐왔던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론 게텔핑거 위원장은 최근 제너럴모터스(GM) 등 노조 소속 근로자의 4분의1에 해당하는 3만5,000여명의 인력감축을 수용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존폐 위기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노조 역시 변화와 희생이 필요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글로벌 경쟁에서 차츰 밀리면서 경영난이 심화돼온 미국 메이커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개선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노조의'위기 불감증'은 비극의 전조=한때 세계 최고의 자동차 메이커로 군림하며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던 미국의 GM. 지난 80년대 말까지도 미국 젊은이들은 '해가 지지 않는 자동차 제국'인 GM에 입사하는 것이 커다란 꿈이었다. 사실상의 종신고용에다 각종 복지혜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 자동차 보급에 맞춰 급속도로 늘어나는 수익을 주체하지 못한 GM 경영진은 매년 근로자들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가감 없이 수용해줬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지금 GM은 '86억달러 적자'라는 참혹한 현실 아래 대규모 인력감축 및 르노 등과의 제휴 등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펼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GM의 몰락은 일본ㆍ유럽산 자동차의 공세로 판매와 수익이 줄어드는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근무여건'에 취해 무리한 요구를 일삼아온 노조의 '위기 불감증'이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가치는 생존=세계 자동차업계는 올들어 부쩍 생존경쟁력 또는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자존심 GM은 대규모 인원감축에 그치지 않고 르노ㆍ닛산그룹에 자본제휴를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요청했다. 르노나 닛산은 불과 10년 전까지도 GM의 시야에 전혀 보이지 않던 기업들이다. 일본의 도요타 역시 '오는 2010년 세계 1위 등극'을 외치며 거침없는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도요타 노조는 최근 몇년새 매년 대규모 순이익을 냈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를 위해 임금을 동결해왔다. 도요타가 오늘날 세계가 두려 하는 강자로 올라선 배경에는 노조의 50년 '무파업 신화'가 자리잡고 있다. ◇현대차 "GM 몰락의 길 남의 일 아니다"=한국의 현대차는 거꾸로 가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80~90년대 GM 쇠락의 길에서 보여줬던 GM노조의 '조직위기 불감증'을 재연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동안 글로벌 무대를 거침없이 질주하던 현대차가 올들어 환율하락과 고유가 등 악재를 만나 헤매고 급기야 비자금 사건까지 터지면서 최악의 위기를 맞았지만 현대차 노조는 여전히 "내 몫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또다시 파업을 벌이고 있다. 재계 주변에서는 현대차 노조의 이 같은 선택에 대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움직여야 할 시점에 작은 이익을 위해 자승자박하는 형국"이라며 "언뜻 보면 당장 내 몫으로 돌아오는 파이는 좀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회사를 죽이고 자신도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자살골'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멀리 보고 큰 계산을 할 줄 아는 현명함이 아쉽다는 이야기다. 입력시간 : 2006/07/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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