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침체와 택지난, 재건축 사업지연, 수주물량 감소 등이 겹치면서 내년 사업 예정 물량 확보가 건설업계의 핫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돈을 버는 것과 상관없이 업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사업 예정 물량 확보가 필요한 데 이 조차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회간접자본, 아파트ㆍ주상복합 등 공공 및 민간 전 분야에서 수주 전망이 내년에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인력과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사업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5년 민간수주 전망은 사실상 시계 제로 상태다. 재건축 규제와 택지고갈 등으로 새로 나올 수주 물량은 극히 한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견 건설업체가 느끼는 위기감은 더 심각하다.
중견 건설업체인 W사의 한 관계자는 “땅을 보러 경남, 부산 등 지방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다”며 “현 상태라면 내년에 사실상 사업이 없어 회사 인력의 절반이 놀아야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장 소장 등 현장 기능인력의 대규모 명예퇴직도 예상되고 있다. 부동산 호황기 때 분양된 아파트ㆍ주상복합ㆍ오피스텔 등이 올해와 내년에 거의 입주하게 된다. 새로운 사업장이 있어야 현장 소장을 다른 곳으로 배치할 수 있는 데 신규 수주가 거의 없는 것. 이에 따라 벌써부터 대기발령을 받는 현장 기능인력이 늘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기획실의 한 관계자는 “A사는 사업이 마무리된 현장 소장을 퇴직시키고 있고, 다른 회사 역시 현장 기능인력에 대해 3~4개월 대기발령을 하고 있다”며 “현장 기능인력의 수난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를 더욱 애타게 하는 것은 내년 공공수주 전망 역시 좋지 않다는 점이다. 2005년 사회간접자본 투자 예산이 올해보다 1.7% 소폭 올랐다. 판교, 파주 신도시와 기업도시 등 각종 개발사업 역시 중장기적으로 추진돼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형 건설업체는 평균 3,000명, 중견 건설업체는 500~1,000명 정도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 중대형 건설업체 모두 하반기부터 인력 감소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해답이 보이지 않아 노심초사 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