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소설가 권리 "작가는 편견에 맞서는 유연함 필요"

'왼손잡이 미스터 리'


소설가 권리 "작가는 편견에 맞서는 유연함 필요" '왼손잡이 미스터 리' 강동효 기자 kdhyo@sed.co.kr 소설가 권리(28)는 청개구리 작가이다. 그는 주류문학의 흐름을 철저히 거스른다. 일본 소설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개인의 가벼운 일상을 소재로 한 소설이 주류가 된 현재, 그는 보란 듯이 '이데올로기' 소설을 썼다. 지난 5월 출간된 '왼손잡이 미스터 리(문학수첩 펴냄)'는 '미아장'이란 여관에 투숙한 탈북자를 통해 표출되는 여관 주인 가족의 이념 갈등과 화해를 다룬 소설이다. 권리는 이번 소설이 왼손잡이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는 "왼손을 쓴다는 게 장애가 아닌데도 장애처럼 취급받는 우리 현실을 고민하며 썼다"고 말했다. 소설에서 왼손잡이 아이들에게 오른손 사용을 강요하는 아버지가 "좌천(左遷), 까락잡이, 짝배기, 왼고개… 왼쪽과 관련된 건 죄다 나쁜 말이다"고 교육하는 장면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있는 그대로 까발리는 것이다. 이는 공산주의 공포증, 즉 레드 콤플렉스와도 묘하게 겹쳐진다. 그는 '자유'를 중시하는 작가다. 첫 작품에 쏟아진 비판을 이겨내고 이번 소설의 완성도를 높인 것도 이 때문이다. 첫 작품은 2004년 한겨레 문학상을 받은 장편 '싸이코가 뜬다'. 이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나뉘어졌다. 한쪽에선 '새롭고 신선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린 반면 다른쪽에선 '투덜거림에 지나지 않는 글' '잡다한 지식만 열거한 백과사전식 소설' 등 거부감을 드러냈다. 한 독서클럽에서는 이게 과연 소설이 맞는지를 주제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권리는 "독자들의 평가를 보면서 내가 가진 나름의 철옹성 같은 세계관이 조금씩 무너지는걸 느끼기도 했다"며 "하지만 작가에게 중요한 건 고정관념에 맞서는 유연함이라 생각했고 내가 느낀 바를 일기처럼 자유롭게 이번 작품에 담아냈다"고 말했다. 글을 안 쓸 때는 책을 읽는다는 작가 권리. 그의 소설 재료로 사용된 '프랙털' 이론(무질서한 듯 보이는 현상 속에서 질서가 있음을 증명한 이론), 미로에서 길 찾기 방법으로 사용되는 한붓그리기 등은 다독의 결과이다. 그는 "내가 소설에 나열한 이런 지식들이 독자들에게 생소해 읽는 데 불편함을 주는 건 안다"며 "잡학다식을 드러내는 기법도 문학적인 묘사의 한 방법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그의 소설은 낯설지만 흥미로운 용어들로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듯하다. 입력시간 : 2007/06/1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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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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