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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환경 무역장벽'과 뒷북대책

임웅재 정보산업부 차장 jaelim@sed.co.kr

[동십자각] '환경 무역장벽'과 뒷북대책 임웅재 정보산업부 차장 jaelim@sed.co.kr 임웅재 정보산업부 차장 오는 2006년 7월부터 납 등 6가지 유해물질이 허용치 이상 들어간 전기ㆍ전자제품은 유럽연합(EU)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게 된다. EU 회원국들이 납, 카드뮴, 수은, 6가크롬, 브롬계 난연재(PBBs와 PBDEs)가 허용치 이상 들어간 전기ㆍ전자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EU의 유해물질 사용제한 지침(RoHS Directive)을 반영한 법령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 품목인 휴대전화 등 통신기기, TVㆍ에어컨ㆍ냉장고 등 가전기기, PC, 비디오게임기 등과 관련 부품ㆍ장치 등이 모두 새 지침의 적용을 받게 된다. 삼성ㆍLG전자 등 완성품업체들과 중소 협력업체 등 국내 전기ㆍ전자업계에는 이미 비상이 걸렸다. 완성품업체들은 EU 지침을 충족시키지 못한 소재ㆍ부품을 사용했다가는 전제품 회수조치를 당하는 등 EU시장에 발을 붙일 수 없게 된다. 협력업체들도 유해물질이 허용치 이하로 들어 있거나 아예 없는 대체소재로 부품을 만들고 원자재가 바뀜에 따라 생산설비ㆍ공정도 바꿔야 한다. 완성품업체들의 스케줄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 대체소재ㆍ생산설비를 구입해 EU 지침에 적합한 부품을 생산ㆍ공급하지 못하면 협력업체 명단에서 '제명'될 처지다. 원자재가격 급등, 납품단가 인하 등으로 채산성 악화에 시달려온 이들에게는 'A급 태풍'이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국내 전기ㆍ전자제품 관련 부품ㆍ완성품업체들 모두 생산비용 상승과 가격경쟁력 저하라는 위기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삼성ㆍLG전자 등의 협력업체 명단에 끼지 못한 대다수 중소기업 등이 이 같은 상황을 아예 모르고 있다는 점도 큰 걱정거리다. 반면 새로운 환경 관련 무역장벽 구축을 주도해온 EU나 일본ㆍ미국 등 선진국 업체들은 대체소재나 생산설비, 특허기술을 팔아 '떼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동남아ㆍ동북아 국가들에 밀렸던 가격경쟁력도 만회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유화ㆍ금속업체들과 정부는 이 같은 흐름을 정확하게 꿰뚫지 못한 채 '전기ㆍ전자업체들이 알아서 챙길 일'이라며 대체소재 등 개발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유화ㆍ금속업체들은 친환경 기술에서 한 발 앞선 선진국 업체들을 따라잡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국내시장조차 빼앗길 위기에 빠졌다. 경상수지 악화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된 정부는 뒤늦게 해외 무역 관련 환경규제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한다며 소란이다. 정부와 업계는 지금이라도 환경 관련 무역장벽의 실체를 직시하고 친환경소재ㆍ공정기술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입력시간 : 2004-10-0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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