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서울대공원에서 물소들에게 수 차례 받혀 중태에 빠진 사고가 발생했다.5일 오후 1시30분께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아프리카 물소 우리에서 수원 S초등학교 3학년생 김모(10)군이 물소의 뿔에 허벅지와 팔 등을 수 차례 받혀 중상을 입었다. 김군은 삼성의료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우리에 들어간 김군에게 7~8마리의 물소떼가 갑자기 달려들어 뿔로 마구 들이받아 김군이 공중으로 솟구치기도 했다. 우리 주변에 있던 시민 10여 명은 김군이 공격을 당하자 비명을 질렀으며, 일부 관람객은 패트병 등을 던지며 물소를 쫓으려 했다. 김군은 사고 발생 15분만에 우리로 뛰어든 시민들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됐다. 당시 김군의 부모는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김군이 공격을 당하는 동안 사육사나 안전요원이 출동하지 않았으며, 구조된 후에도 대공원내에 구급시설이 없어 김군은 응급치료도 받지 못한 채 30여분간 구급차가 오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공원측은 “당시 들소가 있는 대동물관에는 3명의 사육사가 순찰하고 있었으나 관람객이 워낙 많아 현장접근이 늦었다”고 말했다.
김군이 1㎙ 높이의 울타리가 처져있고, 울타리 너머에는 수로가 있는 우리에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일부 목격자들은 “코끼리 코에 감겨 물소 우리로 던져졌다”거나 “해자가 없는 가장자리의 울타리를 넘어갔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대공원 측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 연 동물원장은 “들소가 있는 대동물원의 방사장은 전체가 폭 3㎙가 넘는 해자로 둘러싸여 있어 접근이 불가능하다”며 “1984년 개원이래 이런 큰 사고는 처음으로 사고 원인이 밝혀지는 데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이후 서울대공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당시 목격자들을 비롯한 시민들의 분노와 질책이 100건이 넘게 쏟아졌다. 사고를 목격했다는 한 시민은 “사람들은 소리지르고… 정말 너무 무섭고 잔인한 시간이었다”고 말했고 뉴스로 사고를 전해 들었다는 ID T.T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물소에 받히는 장면이 공포 영화보다 무서웠다”고 올렸다. `지혜아빠`라는 네티즌은 “불태워 죽이고 그것도 모자라 아이들을 동물들 장난감으로 줘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글을 올렸다.
경찰은 사고직후 서울대공원 담당 사육사 등 관계자들을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성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