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이 이번 주 중국ㆍ유럽연합(EU)과 잇따라 경제 회담을 갖고 무역 불균형 타개를 위한 해법 찾기에 돌입한다. 특히 미국은 오는 14일(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진행되는 제21차 미중 연례통상무역위원회(JCCT) 회담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한달 앞둔 시점에서 열리는 만큼 중국 측에서 성의있는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13일 AP 등에 따르면 이번 JCCT에 참석하는 미국 측 대표는 게리 로크 상무부 장관,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 톰 빌색 농무부 장관 등이다. 중국에서는 왕치산(王岐山) 부총리가 100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을 방문한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 상원 재무위원장인 맥스 보커스 의원, 재무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척 그래슬리 의원 등 32명의 상원 의원 명의로 된 공개 서한을 왕 부총리에게 보내기도 했다. 의원들은 공개 서한에서 환율과 지적재산권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 수출품의 불공정한 가격이 미국 내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중국 정부의 자주혁신(indigenous innovation) 정책이 자국 IT기업 육성을 명분으로 외국기업의 조달 시장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크리스천 머크 주중 미국상공회의소 소장은 “뭔가 의미있는 성과가 도출되는 성공적 회담이 되길 기대한다”며 “후 주석의 방미에 앞서 회담이 열리는 만큼 시기적으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렌 시안팡 IHS글로벌인사이트 선임 연구원은 “상대국 방문에 앞서 양자적 이슈로 간주되는 것에 대해 ‘양보(concessions)’를 하는 것은 중국에게 있어 일종의 관례”라며 “중국이 보다 유연한 환율을 약속할 수 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양보는 제한적 수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중국과 회담 직후인 16일과 17일 워싱턴에서 EU와 ‘대성양 양안 경제회의(TEC)’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 양측은 청정에너지ㆍ인터넷ㆍ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부문의 무역 규제 완화와 답보 상태인 도하개발아젠다(DDA)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