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亞재벌 2세들 인터넷사업에 주력

미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2월7일자)에서 아시아의 디지털 혁명이 재벌 2세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잡지는 97년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은 아시아의 재벌들이 가문의 「젊은 피」들을 필두로 안정지향적인 보수적 관행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제조업, 소매업 등 「재래업종」에 주력해 온 동아시아 재벌기업들이 첨단업종으로 주력산업을 전환하면서 창업자의 2세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홍콩 허치슨 그룹 리카싱 회장의 아들 리차드 리(33)는 그룹의 주력업종을 부동산에서 인터넷사업으로 바꾸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그룹 계열사인 퍼시픽 센추리 사이버웍스(PCC)의 경영을 맡아 허치슨의 변모를 주도하고 있다. PCC는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세계 4위 자동차기업인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손잡고 위성과 케이블망을 이용한 고속인터넷 서비스로 막대한 중국인터넷 시장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PCC는 또 세계 최대 PC업체인 컴팩과 공동으로 홍콩 최대 전자상거래망 「파크앤샵」을 올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파크앤샵은 홍콩정부의 온라인 행정서비스망과 연계돼 홍콩유통업계에 일대 변혁을 몰고올 전망이다. 타이농업은행과 록슬리 그룹을 소유하고 있는 태국 굴지의 람산일가는 계열사인 「록스인포」를 필두로 E비즈니스에 뛰어들고 있다. 록스인포의 부사장 바산트 차티카바니(43)는 창업자의 조카로 미국에서 14년간 거주하며 익힌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영문화를 그룹에 심고 있다. 그는 임직원들과 전자우편을 통해 직접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등 위계와 서열을 중시하는 그룹의 관행을 파괴하고 있다. 타이완 굴지의 금융기업인 차이나트러스트 상업은행의 제프리 구 2세(35)는 그룹내 전자금융을 담당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모든 금유업무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사업을 정력적으로 펼치고 있는 그는 수십개 벤처기업에 돈을 대고 있는 벤처캐피털리스트로도 활약하고 있다. 아이디어와 기술력만을 믿고 무일푼에서 출발한 미국의 벤처기업들과 달리 아시아의 인터넷사업은 자본력이 월등한 거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맥과 연줄을 중시하며 성장해온 이들 기업이 세계적 기업들과 글로벌 경쟁을 벌여야하는 디지털시대에 고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자세를 지녀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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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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