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으로 아파트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아파트 가격이 서울 강남 수준을 넘나들지만 소비 수준은 인천 구도심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라 생활 수준도 그와 비슷할 것으로 판단해 앞다퉈 문을 열었던 유명메이커 브랜드 매장들은 ‘파리만 날리는 날’ 이 많아지자 하나 둘 문을 닫고 송도를 떠나고 있다.
7일 송도국제도시 내 부동산 업계와 상가에 따르면 송도 H아파트가 132㎡(40평형)의 경우 8억4,000만원의 시세를 기록하는 등 일부 아파트 가격이 3.3㎡당 2,000만원을 넘어서고 있지만 소비 수준은 바닥을 기고 있다. 지난 2005년 송도 A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입점했던 초고가 가구 매장인 L가구는 입점 시기부터 고전을 면치 못한 채 버텨오다 결국 지난 4월 문을 닫고 송도를 떠났다.
또 지난 2006년 G골프의류 매장과 D골프용품 점도 송도특수를 기대하며 2006년 각각 매장을 개설했지만 인천 구도심 매출수준도 올리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다 최근 들어 잇따라 문을 닫았다.
지난 3월 송도 갯벌타워에 문을 연 P호텔 직영 고급 레스토랑 역시 오픈 초기 2~3개월 동안 매출목표의 50%에도 못 미치자 최근 들어 70%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송도국제도시 내 음식점과 세탁소 등 일반 소매점들도 구 도심보다 임대료가 비싼 만큼 물건 가격을 올려 받아야 하나 구 도심보다 가격이 비쌀 경우 장사가 안될 것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김 모(50)씨는 “송도국제도시에 젝니클로스 골프장이 들어서고 주변의 생활수준도 높을 것으로 판단해 골프용품 매장을 오픈 할 계획이었으나 주변에서 장사가 안될 것이라고 말려 결국 계획을 접었다”면서 “4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더라면 큰 일 날 뻔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송도국제도시 내 K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송도국제도시에 생활하는 시민들은 대부분 3년 전 700만~800만원대에 분양 받아 입주한 평범한 시민들” 이라며 “경기가 좋지 않은 영향도 있겠지만 3.3㎡당 2,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사서 들어온 주민은 많지 않아 높은 소비 수준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