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명제 보완방안 떠오르는 쟁점들/도강세율,변칙증여 막게 책정돼야

◎최고세율 분리과세­소득세탈루·투기 등 적발 불가능/돈세탁방지­탈세목적·「수표」 포함여부 논란조세연구원 주관으로 오는 27, 28일 양일간 금융실명제 보완을 위한 공청회가 개최된다. 이미 정부가 『실명제에 대해서는 완화론과 강화론등 여론의 편차가 너무 심하다』고 밝혔듯이 이번 공청회 과정에서는 정부가 최근 밝힌 실명제 보완 내용을 둘러싸고 격론이 예상된다. 강경식 부총리가 발표한 실명제 보완의 골격은 ▲40% 최고세율 선택시 분리과세 허용 및 국세청 자료통보 면제 ▲일정한 도강세(부담금)를 내면 중소기업 창업자금 및 중소기업지원 금융기관출자자금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면제 ▲자금세탁방지법 제정 등으로 압축된다. 실명제보완 공청회에서 제기될 주요 쟁점을 정리한다. ◆최고세율 분리과세 선택시 국세청통보 면제제도의 실명제 훼손여부=정부는 실명제의 최종목표가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통한 형평과세에 있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현행 최고세율인 40%의 세율을 적용하면 종합과세의 목표를 충분히 달성한 셈이므로 실명제의 훼손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예금주의 불안감 해소와 동시에 세수도 늘리는 일석이조의 조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실명제를 너무 좁게 해석한 것이라는 반론이 강하다. 종합과세가 아닌 단순한 세율인상에 불과하고 실명거래를 통해 탈세를 막는다는 실명제의 근본취지를 무력화시키는 결과라는 지적이다. 예컨대 비용조작 등의 방법으로 회사의 이익을 빼돌리거나 미등기 전매등 투기행위로 소득을 얻었을 경우를 상정해 보자. 금융소득자료가 통보될 경우 금융소득과 재산상황, 사업소득 등 모든 재산 및 소득현황을 한손에 파악하고 있는 국세청이 갑자기 나온 금융소득의 출처를 파악해 비용조작을 통한 사업소득세(법인세) 탈세사실이나 부동산투기행위를 적발할 수 있는데 이번 조치로 아예 탈세적발이 불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도강세는 어떤 수준으로 정해야 변칙증여를 막을 수 있나=정부는 중소기업 창업자금이나 중소기업지원과 밀접한 새마을금고 등 지역금융기관, 여신전문금융기관에 대한 출자금은 한시적으로 일정한 도강세를 내면 자금출처조사를 면제하고 증여세도 물리지 않을 방침이다. 이같은 조치는 변칙증여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현재 45%인 증여세 최고세율을 고려해 어느 정도로 도강세를 책정해야 할지 논란이 불가피하다. 도강세율이 너무 낮으면 중소기업지원보다 변칙증여수단으로 변질되며, 너무 높으면 조치의 실효성이 상실되기 때문이다. ◆자금세탁방지법상 돈세탁이 금지되는 불법행위의 범위는=탈세목적의 차명거래를 불법거래에 포함시킬지의 여부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경원은 불법행위와 관련된 차명예금에 대해 불법행위자외에 관여한 금융기관직원, 이름을 빌려준 사람등을 함께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불법행위와 관련된 차명예금의 불법화가 주요 골자다. 때문에 불법행위에 탈세목적을 포함시킬 경우 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한 합의차명이 불법으로 규정돼 종합과세가 강화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마약, 밀수, 뇌물, 조직범죄 등 특정 범죄행위만을 불법행위로 제한 규정할 경우 차명거래에 대한 견제장치가 약화된다. ◆자금세탁방지법 제정시 사직당국 통보에 현금만 포함되나 수표도 포함되나=정부는 일정한 규모이상의 현금거래만을 대상으로 사직당국 등에 통보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경우 통보대상 금액기준과 수표포함 여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10만원권 자기앞수표의 경우 검찰 등은 자금추적을 통한 범죄행위 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도 수표를 포함시킬 것을 요청하고 있다. 반면 경제계에서는 사직당국 통보자체에 대해서도 금융시장을 교란시킬 소지가 있다며 마땅찮은 표정이다. ◆보완조치의 정책효과는=40% 최고세율 분리과세와 중소기업관련출자시 도강세를 도입키로 했으나 과연 어떤 형태의 자금이 얼마만큼 이 조치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선 세제당국조차 묵묵부답이다. 따라서 정부가 제도보완의 효과에 대한 사전추정도 없이 이런 정도면 지하자금 양성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식의 막연한 정책적 접근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예상된다.<최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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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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