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종로·중구/“쇼핑메카 영광회복” 재개발 행진(21C 신흥상권)

전국 상가경기의 척도를 나타내는 점포권리금이 수급불균형속에 전반적인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상가는 점포수요가 일어나지 않고 있어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서울의 중심상권인 명동·남대문·종각일대의 점포권리금은 여전히 보합 또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불황 속에서도 이들 지역은 상권팽창이 일어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서울 도심의 상권을 서로 차지하려고 경쟁하고 있다. 의류업체의 경우 명동을 중심으로 한 도심지역에 작은 매장을 확보(21C 신흥상권)하는 것이 지상과제일만큼 도심지 점포개설에 역점을 두고 있다. 도심지에 점포를 개설할 경우 많은 사람들로부터 매장의 품격을 인정받고 기대이상의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남대문시장 “의류도매 명성 되찾자” 개발 기지개/영세상가 밀집 세운·대림·삼풍·진양 재건축도/을지로 일대 대규모 주상복합단지 건설 ○충무로 팬션점 경쟁 삼성물산이 대표적인 경우. 지난해 명동 구제일백화점을 전면 리뉴얼, 초대형 패션전문점인 「유투존」으로 재개점한데 이어 구화신백화점자리에 신세대층을 흡수키위한 「포러스존」, 구동방빌딩지하에 직장인을 위한 「삼성플라자」를 개점준비하고 있는 등 도심을 중심으로 삼성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도심에 대형 점포를 다수 개점한 후 이를 기점으로 전국적인 점포망구축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벤에셀패션몰」 「메시지」 「오렌지카운티」 「비포」 등 의류업체 직영 대형 패션전문점들이 명동일대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것도 불과 수년간의 일이다. 식당가가 주종을 이뤘던 충무로까지 대형 패션점이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의류업체들은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한 후 명동인근지역에 우선 점포를 개설하는 일부터 시작하는데 이같은 전문점들간의 경쟁이 점포차별을 위한 고급화를 부추기고 있다. 결과적으로 점포를 고급화하고 다양화한 이들 패션전문점의 등장은 80년대 잦은 시위로 침체를 거듭했던 과거 명동의 모습을 살아있는 명동의 모습으로 뒤바꿔놓으며 전통적인 패션1번가의 명성을 되찾게 하고 있다. 대학로상가나 성신여대입구상가 등에서 서울 명동을 찾아 최근 상가번영사례를 조사해 가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90년대 명동의 번창은 외국의 다국적 유통업체까지 개점을 서두르게하는 요인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영국의 다국적 할인점업체인 「마크스&스펜서」는 11일 명동 구논노의류상가에 압구정점에 이은 국내 2호점을 개점하는데 세계적인 유통망을 내세워 세계에서 수집한 의류·잡화 등 각종 패션용품을 염가판매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인근 상가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그동안 서울 외곽에 할인점이 들어선 사례는 많았지만 도심 한복판에 본격적인 할인점이 들어서기는 마크스&스펜서가 처음인데다 비교적 고가상품판매를 하고 있는 백화점·패션전문점의 고객을 다수 흡수해갈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인근 상가는 물론 롯데·신세계·미도파·쁘렝땅·새로나 등 백화점들은 마크스&스펜서의 상품구색을 조사하는 한편 이에 대응할 영업전략을 마련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국계도 선점 가세 롯데·쁘렝땅백화점은 백화점 내 이미 의류할인점인 아웃렛매장을 확대 설치해 놓았으며 신세계·새로나백화점 등은 매장을 명품관화하거나 할인점으로 전환할 것을 모색하고 있어 상권변화를 실감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마크스&스펜서의 등장이 명동상권변화의 기폭제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점포간의 치열한 판매경쟁을 유발시킬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하고 있다. 명동상권의 번창과 함께 인근 남대문시장의 재개발 역시 종로·중구상권의 팽창을 예고하고 있는 요인 중의 하나다. 동대문시장에 고객을 빼앗기면서 시작된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재개발열기는 정부의 「중소기업구조개선 및 경영안정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서서히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지난 3월 공포된 특별조치법에 따르면 도시재개발과 같이 시장재개발지구를 지정, 제반 법률규제없이 손쉽게 시장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이같은 여건을 최대한 활용, 어떻게든지 시장재개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미 남대문본동시장재개발조합추진위원회가 결성됐고 이달안에 특별조치법 시행령이 공포되는대로 재개발사업을 구체화시켜나갈 계획이다. ○백화점 새단장 한창 남대문시장 최대의 상가가 될 지상 22층규모의 본동상가가 재건축될 경우 남대문시장은 낙후될대로 낙후된 현재의 시장이미지를 단숨에 벗어나는 것은 물론 과거 전국 최대의 의류도매시장 명성을 되찾을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종로와 연결되는 세운상가일대의 전면적인 재개발도 영세상가로 뒤덥였던 인근 지역을 완전히 새롭게 바꿔놓을 전망이다. 종로·중구청·주택공사에 따르면 종묘에서 퇴계로사이에 있는 세운·대림·삼풍·진양상가는 물론 인근 을지로 3·4가일대 10만5천평을 판매·레저·주거기능 등을 갖춘 주상복합단지로 개발할 계획. 주택공사는 우선 삼풍상가 좌우 2만7천평을 개발한 후 그 자리에 쇼핑몰등 대형 판매시설을 비롯 금융기관·영화관·전시장·위락시설 등을 입주시킬 복안을 마련해놓고 있다. 그렇게되면 종로·중구상권의 팽창을 억제했던 교통·입지 등의 요인들이 일거에 사라지게 된다. 종로·중구청측은 이외에도 오는 2015년까지 중구 인현동과 종로구 종로3·4가일대를 개발, 중구에 6개, 종로구에 2개 등 모두 8개의 도심을 재개발하겠다고 나서 상권팽창을 부추기고 있다. 명동을 중심으로 한 종로·중구상권은 역사적으로 서울상권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일제시대 번성했던 신세계·미도파백화점 등이 아직 그 자리에 남아있고 롯데 등 대형 백화점이 가세,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백화점상권을 형성하는 등 서울 중년이상시민들의 추억이 연연히 남아있는 곳이다. ○상가부지 확보 각축 특히 명동에 대해서는 많은 중·노년층이 한국 제일의 예술·유행의 거리로 기억하고 있을 만큼 많은 향수를 느끼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지가와 함께 80년대들어 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진 시위사태는 서울 도심상권을 퇴락의 위기로 몰아넣었다. 특히 현대백화점을 중심으로한 강남구 압구정동의 부상은 명동 패션1번가의 위치를 압구정동에 내놓게된 계기가 됐다. 그러나 90년대들어 강남지가의 팽창, 서울이북 주거지역의 잇따른 개발 등으로 인해 도심상권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도심상가부지를 놓고 대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면서 그동안 정체됐던 종로·중구상권의 부흥이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상권팽창을 제약했던 세운상가일대 및 남대문시장 재개발은 종로·중구상권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 이어지는 개발이 갑자기 중단되지 않는다면 종로·중구상권의 팽창이 오는 2000년까지 이어져 전국을 주도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주변 상인들의 주장이다.<이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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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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