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에너지전쟁과 정유사 역할

최수문 경제부 기자

국제유가의 초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유사들이 오히려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는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자신의 실력이냐 폭리냐가 논쟁이다. 정유사의 이익증가는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지적 대상이다.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은 한국석유공사 국감에서 올들어 8개월간 국제원유가가 폭등해 국민경제와 서민들이 고통을 당한 것과 달리 정유5사의 영업이익이 오히려 105.3% 증가했다며 이는 유가상승분을 훨씬 상회하는 판매가격 책정을 통해 과도한 중간 마진을 취해온 근거라고 주장했다. 수입단가가 하락했던 지난 2001년과 2002년도의 경영조건은 악화됐었다는 정황도 덧붙였다. 정유사들은 정말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기술혁신과 공정개선을 통한 것이지 부당한 이익이 아니라는 반박이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논란 자체가 부적당하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 각국이 에너지전쟁을 벌이고 있고 최고기업을 키워야 할 이때 국내문제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에너지 확보경쟁은 사실상 전쟁 수준이다. 실제 전쟁도 사양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내를 보면 어떤가. 우리 정유사들은 편안하게 돈을 벌어왔다. 원유를 수입, 정제한 후 판매하는 데 불과했다. 공급독점적 성격을 갖는 석유시장 특성상 소비자가 다른 상품을 선택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을 이용해왔다. 우리 정유사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유전자원 개발에 나서야 한다. 정제ㆍ판매라는 하류 부분뿐 아니라 유전탐사ㆍ개발의 상류 부분에서도 돈을 벌 필요가 있다. 상류는 위험이 큰 만큼 이익도 크다. 규모가 작아서 어렵다면 통합을 통한 대형화도 피하지 말아야 한다. 이윤 창출은 기업 본연의 임무다. 하지만 방법이 문제다.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에너지 안보도 지키고 소비자가격도 낮추고 기업에도 좋은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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