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사 아니면 명함도 못내밉니다"

식약청 직원 5명중 1명이 박사

"이 곳에서는 박사가 아니면 명함도 못 내밉니다" 최근 김치 기생충알 검출 발표로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식품과 의약품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있는 집단이다. 2, 3급 본부장, 4급 팀장은 물론이고 5급 사무관 가운데 박사가 아닌 공무원을 찾아보기 힘들고 일반 직원들의 명함도 찬찬히 보면 `약학박사' 아니면 `이학박사'라고 적혀있다. 17일 식약청에 따르면 최근 식품위생사무관 2명을 비롯해 12명의 5급 공무원을뽑는 일반직ㆍ연구직 공무원 채용 시험에 128명이 응시, 10.7대 1의 높은 경쟁률을보였으며 응시자 전원이 박사 학위 소지자다. 식약청에는 지방청까지 포함해 모두 962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중 21.6%인 208명이 박사 학위가 있다 석사학위 소지자도 321명으로 전체의 33.4%나 된다. 더욱이 연구직 공무원들만 보면 전체 366명 가운데 51.9%인 190명이 박사다. 이처럼 정부 기관 가운데 최고의 학벌을 자랑하고 있지만 최근 식약청이 발표하는 내용에 대해서 불신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역량에 걸맞은 위상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식약청 직원들의 불만이다. 특히 최근 식품안전관리 업무의 정부 부처간 일원화 문제와 관련, 일각에서 "식약청이 제대로 하겠어"라며 식약청의 능력을 의심하는 소리가 나오면, 식약청 직원들은 "우리가 못하면 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있겠냐"며 자신들의 전문성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전문적이다 보니 매끄러운 행정이 안될 때도 있다는 지적도 식약청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 김치 기생충 알 검출 발표에서 드러났듯이 `미숙 행정'은 전문성이 부족하기 보다는 오히려 너무 전문성에만 치우치다 보니 국민 정서에 어긋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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