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데스크 칼럼] 2000년 증시를 맞으며

『새천년을 맞아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증시가 「밀레니엄 랠리」에 한껏 부풀어 있다. 대개 신년초에는 「1월효과」「슈퍼 제뉴어리」라해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강하다. 장밋빛 새정책과 기업경영계획 등이 잇따라 발표되고 기관들도 새 포트폴리오 구성과 함께 주식투자에 적극 나서기 때문이다.특히 새해에는 Y2K문제가 기우로 끝난데다 새 밀레니엄이라는 프리미엄까지 붙어 증시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종합지수1,000시대」「주가상승률 아시아 1위」등 증시활황에 들떠있는 분위기이지만 일반투자자들은 대부분 투자손실을 입고 있다. 극심한 주가 차별화는 결과적으로 외국인 배만 불린 꼴이됐다. 지금이라도 반토막난 주식을 팔고 정보통신이나 코스닥종목으로 갈아타야 하나. 너무올라 부담이 되는데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또 상투를 잡을 것 같아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밀레니엄 랠리」도 좋지만 일단 총선전에 빠져나와야 한다. 총선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데다 선거후의 통화긴축, 정국혼란 등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선거전까지는 금리인상이나 통화환수 등을 걱정안해도 돼 1~2월 증시는 활황세를 기대해 볼 만하다.』 『새해에는 주가차별화 현상이 어느정도 개선될 전망이다. 정부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증시왜곡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일반투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선거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여당 입장에서 700만개의 주식계좌는 무시할 수 없는 표밭이다.』 증시와 돈버는 얘기는 때와 장소가 없는 것 같다. 2000년 첫날 몇몇 친구들과의 산행에서 덕담 몇마디와 함께 주식투자 얘기로시간을 보내며 주고 받은 대화내용 들이다. 증권전문가 뺨치는 친구들의 얘기를 들으며 증권투자가 우리의 생활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나를 실감했다. 새밀레니엄 맞이 축제의 들뜬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지난해 말 연중최고치를 경신하며 마무리한 활황장세의 뒤끝이라 그런지 새해증시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지난해말 미국의 다우·코스닥 양대지수와 영국·독일·프랑스·일본·홍콩 등 세계 주요증시가 사상 최고지수를 경신한 것은 새해증시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0년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미국경제의 고도성장과 물가안정 세계경제 회복세 지속 풍부한 국제 유동성 등 전세계 증시활황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Y2K문제가 큰탈없이 넘어가면서 투자를 자제해왔던 외국인·기관들의 주식매입확대나 Y2K에 대비, 전세계 국가가 돈을 엄청 푼것도 「밀레니엄 랠리」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말 열흘 남짓한 사이 5조5,000억원의 현금이 시중에 풀렸다. 여기에 100조원으로 추정되는 시중부동자금이 저금리, 부동산 침체 등으로 갈곳을 못찾고 있어 여건만 좋아지면 증시쪽으로 돈이 다시 몰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4월 총선때까지 통화긴축없이 저금리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사상최대의 기업실적호전, 경기회복 가속화, 저평가 돼있는 주가수준 등을 감안할때 새해증시는 괜찮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세계증시 동조화의 중심인 미국증시의 양극화및 버블, 주가급락 우려등은 염두에 두어야 할 변수요인이다. 미증시 활황이 소수의 블루칩및 검증을 받지 못한 소규모 인터넷주의 거품성 열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아 자칫 금리인상 등 조그만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성 전망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내로라하는 경제전문가들도 미증시의 활황과 양극화에 대해「이해할 수 없는 현상」으로 진단하고 있다. 기존의 잣대로는 설명이 안되는 미증시 움직임을 놓고 워싱턴 포스트지는 『증시가 괴상해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MIT의 로버트 서로교수는 『미증시가 너무 과열된 상태로 지금으로서는 어느누구도 자신있게 미증시 향방을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만약 미증시가 잘못될 경우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우리나라도 성장성이 높은 정보통신주라는 이유로 자본금60억원인 기업의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어서고 매출액 10억원 안팎에 간신히 적자를 면한 기업의 주가가 100만원을 넘어서는 선뜻 납득이 안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무튼 2000년 우리증시는 낙관적 전망 못지않게 예측불허의 변수요인과 풀 어야할 과제가 많다. 일반투자자들을 빼놓고 증시의 저변확대나 주식대중화를 말할 수 없다. 증시가 건전한 재테크의 장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서 제역할을 다하려면 증시의 안정적 균형발전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와함께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척결, 공시제도 강화, 코스닥시장 건전육성 등 정책적 뒷받침과 증시의 사이버화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새천년에도 증시가 기업구조조정 등 우리경제회복의 중심에 서 있기를 기대한다. ST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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