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병 가혹행위로 자살"국가 유공자 인정" 판결
선임병 등의 폭언과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병사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이례적인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한기택 부장판사)는 26일 육군 모 포병부대에서 복무 중 자살한 엄모 이등병의 어머니가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엄씨의 사망은 선임병 등의 가혹행위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고, 이같은 가혹행위는 부대에 전입한 지 얼마 안된 엄씨가 감내하기 어려운 것으로 인정된다"며 "따라서 엄씨는 군인으로서 직무수행 중 숨진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엄씨는 재작년 3월 포병부대에 전입, 조종수로 근무하던 중 선임병으로부터 포사격 절차 등에 대해 암기를 강요 당하고, 욕설과 구타에 시달리다가 '선임병의 횡포가 싫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부대 야외화장실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안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