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證 이렇게 꼭 팔아야 하나

AIG 무리한 요구조건 계속…"다른대안 찾아야" 여론 >>관련기사 미국 AIG컨소시엄과 정부가 벌이고 있는 현투증권 등 현대그룹 금융3사의 매각협상이 시한인 올해 말을 넘길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AIG가 제시한 협상조건이 우리 현실을 너무 이용하고 있어 "이렇게까지 해가면서 매각할 필요가 있느냐"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16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AIG컨소시엄으로부터 최종협상안을 통보받고 막바지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금명간 양해각서(MOU) 체결시한을 다시 연장할 지, 아니면 예정대로 올해 말에 결론을 내릴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AIG가 제시한 조건이 현재의 우리 경제현실과 너무 맞지 않고 이들이 요구한 대로 현대증권 신주인수권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줄 경우 헐값매각 시비가 우려된다. 특히 AIG가 인수할 현대증권 보통주를 7,000원에 발행할 경우 AIG는 4,000억원의 평가차익(14일 종가 1만3,800원)을 얻기 때문에 당초 투입하기로 했던 1조1,000억원이 아닌 7,000억원에 현투증권ㆍ현대증권ㆍ현대투신운용을 인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AIG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현재 AIG가 제시한 요구조건을 모두 받아들일 경우 헐값매각ㆍ특혜라는 비난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연말로 못 박은 협상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금융계열사의 한 관계자도 "AIG가 한국의 특수한 정치ㆍ경제상황을 이용해 협상조건을 너무 일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자기들이 유리한 대로 협상을 중단했다 재개하는 AIG보다는 다른 대안을 찾는 게 낫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정부가 연말이라는 협상시한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AIG와 협상에서 저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현대계열 금융3사의 협상이 우리 쪽에 유리하거나 공정하게 처리되지 못할 경우 앞으로 남은 공적자금 투입회사들의 해외매각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각협상은 지난 6월22일 시작돼 현대와 AIG가 MOU를 두번 체결했으나 결렬되자 8월23일부터 금융감독위원회가 협상을 재개한 뒤 역시 두차례 MOU를 체결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AIG는 8월 금감위와의 MOU에서 11월 말까지 세부협상과 2조원(AIG 1조1,000억원, 정부 9,000억원) 규모의 자본금 납입을 마치기로 했으나 당시 인수하기로 했던 현대증권 주식가격이 하락하는 등 증시상황이 악화하자 MOU를 체결한 지 하루 만에 이를 뒤집었으며 이후 주가가 회복되자 협상을 재개하는 등 태도를 자주 바꾸고 있다. 정승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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