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4,500억짜리 「전용구장」 건립 표류/월드컵축구 차질 우려

◎시 “돈없어 못짓는다”… 정부도 수수방관/일선 이미착공 “착착 준비”/축구계 “잠실경기장으론 불충분”축구계와 정부·서울시가 서울시내 축구전용구장 건설을 놓고 제목소리만 내거나 남의 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대회차질에 따른 국제적 망신이 우려되고 있다. 전용구장은 부지확보와 설계에 1∼2년, 건설 3년 등 5년가량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이미 공사가 착수됐어야 하는데도 이들 단체와 기관의 의견이 엇갈려 건설여부조차 확정짓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다. 전용구장 건립의 가장 큰 걸림돌은 4천5백억원에 달하는 재원조달 문제. 월드컵조직위와 축구협회는 서울시가 전용구장을 건설해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재정형편상 서울시만의 힘으로는 무리일 뿐아니라 대회종료후 시설관리에 따른 행정낭비 등의 문제를 이유로 기존 잠실경기장과 뚝섬 돔구장을 활용하자는 입장이다. 또 국고지원을 담당할 문화체육부는 재경원과의 협의가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뒷짐을 진채 방관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축구계는 잠실주경기장이 육상트랙으로 구장과 관객석이 너무 멀고 주경기장에 필수적인 6만석 규모에도 미달, 월드컵 개막식과 준결승전에 적합치 않고 보수비용도 6백억∼1천억원이 든다며 전용구장 건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5조원이상의 빚을 안고 있는데다 지하철건설 등 시민편의를 위한 시급한 사업에도 재원이 부족해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장 건설은 엄두도 낼수 없다며 「정부의 대폭적 재정지원이 없는한 전용구장건설 불가, 기존 시설활용」 입장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시설 사후관리 문제도 전용구장 건설의 어려움으로 꼽고 있다. 시관계자는 『현재 잠실경기장·동대문운동장·목동운동장 등 체육시설관리에만 1천5백여명의 인력이 매달려 있는 등 행정낭비가 심한 실정』이라며 『올림픽후 잠실경기장 관리업무가 고스란히 서울시에 넘어왔던 것처럼 전용구장도 마찬가지일게 불을 보듯 뻔해 또하나의 짐을 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축구계는 이에대해 『전용구장을 건설하지 않을 경우 서울을 대회장소에서 배제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대로 『축구계가 비용분담·사후관리문제 등에 대해 무관심하면서 대회성공과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전용경기장이 필요하다는 당위성과 국민적 여론만을 무기로 서울시를 몰아붙이고 있는데 이는 이 기회에 전용구장을 공짜로 하나 갖겠다는 속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양측의 마찰이 이같이 감정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문체부는 한없이 느긋하다. 문체부측은 『국고지원이 최대 30%까지 가능하지만 경제사정이 워낙 나빠 재경원과의 협의가 쉽지 않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현재 요코하마에 종합경기장을, 동경주변의 사이타마에 축구전용구장을 건설하고 있는 등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자칫하면 일본에 행사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전세계인들에게 망신당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이현우·오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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