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GM대우차, 고공농성에 강경대응 이유

15일째를 맞고 있는 GM대우자동차 창원공장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공농성과 관련, 사측의 대응에 대해 회사 안팎은 '유례없는 강경대응'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GM대우차 노동조합은 강성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에서도 강성조직으로 꼽히고 있으며, 이들 중 비정규직 지회는 GM대우차 노조 내부에서도 강성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통상 노사문제에 있어 사측은 거세게 밀고 나오는 노조에 대해 겉으로는 완고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궁극에는 물밑 교섭을 통해 타협점을 찾는 자세를 보여왔지만 이번 사태의 경우에는 그러한 사용자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5일 GM대우차에 따르면 이 회사의 모기업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GM대우차창원공장에 대해 신규투자를 하기로 하고 현재 구체적인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사업장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한국에 대해 GM이 사운을 건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 사업장 가운데 경차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은 이윤창출기여도가 낮아 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GM대우차 황우성 창원사업본부장도 최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GM이 창원공장에 대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번 고공농성이 투자결정에 부정적인영향을 끼칠까 걱정된다"는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GM대우차가 계획 중인 투자가 단순한 수준이 아닌 GM 전체의 사활이 걸린 일종의 '모험'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즉, 수익이 나는 사업지역에 대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함으로써 파산위기에 몰린사세(社勢)의 전환을 노린다는 것이다. 수년 간 쌓인 적자 등으로 인해 국제 신용평가 기관들로부터 신용등급 '투자 부적격' 또는 '부정적'을 받고 있는 GM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본거지인 미국에서도노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GM의 최대 부품공급 업체인 델파이가 미국 파산법원에 지난달 31일 전미자동차노조(UAW)와의 계약 무효를 요청하자 이에 반발한 노조원들이 총파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만약 파업에 돌입하면 GM은 1주일 평균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감수할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파업이 현실화되면 GM은 북미 지역에서의 가동을 불가피하게 중단해야 하는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현지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관계자들은 특히 "GM은 높은 인건비와 자재비, 미국시장 점유율 하락, 고가인 레저.스포츠차량(SUV)의 판매 부진 등으로 작년 한해에만 106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면서 "델파이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북미 지역 가동과 판매를 중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1998년 델파이 노조가 파업을 벌였을 때에도 GM은 북미 지역 생산시설 가운데 95%를 2개월 가까이 가동하지 못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M대우차가 단순히 노조에 대한 '강성'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창원공장 고공농성에 대해 강경대응에 나서는 것은 잘못된 분석"이라고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GM에게 창원공장을 포함하는 한국 내 사업장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효자'노릇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때문에 전체적인 기업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GM대우차가 대외신인도 추가하락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노사문제에 대해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경 일변도를 걷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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