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종이 테이프로 그려낸 도시와 자연

'예술과 환경' 展 18일부터 박영덕화랑서

종이 테이프로 그려낸 도시와 자연 류하완 초대전 성곡미술과 마스킹 테이프라는 종이테이프가 캔버스 위에 붙여져 사각형을 이룬다. 그 위에 물감을 바르고 떼어내는 과정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캔버스 위로 스물스물 형상이 기어 나온다. 테이프 칼집 사이로 물감이 스며들며 경계를 허문다. 원래 마스킹 테이프는 캔버스 위에 구획을 짓는 데 사용하는 도구. 그 위에 칼질을 해 그것의 용도를 해체하고 있는 것이다. 완성된 작품들은 어떤 도시를 인공위성으로 찍은 항공사진 같은 이미지다. 오랜 시간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수공예적 작업을 고집하고 있는 류하완 작가가 성곡미술관에서 초대전을 11일부터 열고 있다. 사각형의 바탕과 사각형 속에 스며든 단색조의 청색은 그의 화면을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때로 도시 이미지나 인고적 환경을 담기도 한 그리드와 사각형 작업은 현실적 풍경을 생각하게도 한다. 그러나 결국 그가 사각이나 그리드를 통해 추구하는 심미적 탐구는 도시와 자연의 외적 풍경이 아닌 자아의 내면세계로 모더니즘 적 개념과 조형성 추구로 비쳐진다. 그의 그림이 사각의 규범과 그것을 삐집고 나가려는 자유를 형상화한 추상회화로 읽혀지는 맥락이다. 색다른 그 무엇을 추구하지만 일상에 매몰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이다. 그 무엇을 상징하거나 묘사도 아닌 작은 사각형들의 조합은 또한 순수한 조형미의 추구로 해석되기도 한다. 작가는 긍극적으로 규범과 자유가 조화된 삶을 노래하면서 회화의 순수미를 부여잡고 있는 것이다. 전시는 29일까지다. (02)737-7650 입력시간 : 2004-08-15 21:10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