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베노믹스로 횡재한 일 대기업 투자는 꺼려 소비 다시 위축 우려

엔저 덕에 영업이익 크게 늘었지만<br>여전히 현금만 쌓아 경기활력 찬물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돌입한 일본 수출 대기업들의 실적이 '아베노믹스' 의 수혜를 입어 가파르게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엔저 덕분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기업 중 상당수는 연간 이익규모가 당초 목표치를 웃도는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업들이 이렇게 얻은 이익을 투자로 돌리기를 여전히 꺼려 아베노믹스의 장기적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회계연도 1ㆍ4분기(2013년 4~6월) 실적발표를 앞둔 가운데 일본 수출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전문가 예상치 사전집계 결과 일본 27대 대기업의 절반이 넘는 14개 기업이 연간 영업이익 목표를 5% 이상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앞서 UBS도 일본 기업의 올 회계연도 순이익이 수출 위주 기업은 지난해 대비 최대 75%, 내수 위주 기업은 33%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8월2일 실적발표를 앞둔 대표 자동차 업체 도요타의 경우 1ㆍ4분기 순익 전망이 전분기 대비 48% 늘어난 4,300억엔에 이른다. 올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2%나 증가할 것으로 시장은 전망했다.


앞서 지난 25일 실적을 발표한 닛산은 4~6월 영업이익이 14% 증가한 820억엔을 기록했으며 혼다는 올해 영업이익이 71%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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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실적을 공개하는 소니 역시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데는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효과의 영향이 크다. 엔화는 최근 다소 강세로 돌아섰지만 1년 전에 비하면 여전히 20%가량 가치가 하락한 상태다. 다카마쓰 이치로 베이뷰자산관리 펀드매니저는 "대기업들이 엔저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올릴 것"이라며 "아베 정권이 대기업들에 진정한 실탄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출 대기업으로 집중되고 있는 아베노믹스의 혜택이 자본투자나 임금ㆍ배당금 인상 등을 통해 일본 경제 전반으로 넓게 퍼질 수 있을지 여부다. 엔저로 인한 실적개선이 임금상승과 고용창출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이제 막 꿈틀거리기 시작한 개인소비가 다시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일본의 주요 대기업들이 엔저효과로 실적이 개선되는 와중에도 여전히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틴 슐츠 후지쓰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대기업들이 엔저와 수출호조로 얻은 추가 이익을 단지 현금으로 쌓아두거나 해외에 투자하는 정도에만 관심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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