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들이 대손상각을 실시해 부실여신규모를 줄이거나 환매조건부채권매매(RP)거래 혹은 은행의 지급보증을 이용하는 등 해외차입조건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대외신인도가 떨어지면서 국제투자가들이 부실채권규모를 중요한 투자기준으로 간주하고 있는데다 자체 신용만으로는 지나치게 높은 차입금리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금융시장 투자가들이 한국계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규모를 중요한 투자요소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해지자 일부 종금사들이 부실여신규모를 줄이기 위해 대손상각을 실시했다.
한외종금은 지난 3월말 결산에서 리스형태의 부실채권 79억원 규모를 대손상각해 총부실채권을 45억원 규모로 줄였다. 또 동양종금도 3월말 결산에서 42억원규모를, 제일종금도 27억원가량을 대손상각했다. 한불종금의 경우 자산건전성을 개선시키기 위해 평가손 상태에 있는 보유주식을 증시에서 자전거래시켜 매매손을 실현, 주식평가손규모를 1백10억원 가량 줄였다.
한외종금 관계자는 『세법 규정상 이번 리스형태의 부실채권에 대한 대손상각은 손비처리를 받을 수 없는 입장이지만 부실채권규모 축소를 위해 적극적인 대손상각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들어 일부 종금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해외유가증권을 대상으로 RP를 통해 외화를 조달, 차입금리를 낮추고 있다. 과거에는 RP로 차입할 때와 자체 신용으로 차입할 때의 금리차가 0.2%포인트정도였으나 최근에는 0.5%포인트 이상 차이가 벌어져 종금사들이 RP거래를 통한 자금조달을 이용하고 있다. 동양종금, 한화종금, 신한종금 등이 최근 3개월동안 이같은 RP거래를 통해 1억달러 가량을 조달했다. 일부 종금사들은 이밖에도 국내 은행들의 지급보증을 조건으로 외화를 조달함으로써 보증수수료를 제외하고도 차입금리를 0.1∼0.2%포인트 가량 낮추는 효과를 얻고 있다.<김상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