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씨는 "은행 정기예금에 1년간 돈을 묻어놓아도 3% 미만의 금리밖에 못 받는데 3개월만 투자하면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지 않느냐"며 "GS건설의 지급보증으로 신용등급도 높아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슈퍼리치들이 3개월 단기상품에 뭉칫돈을 쏟아 붓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2% 수준까지 떨어지고 주식 시장은 장기간 박스권에 갇혀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만기가 짧으면서도 '시중금리+α'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증권사들의 3개월짜리 상품에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다.
슈퍼리치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3개월짜리 상품은 전단채다. 전단채는 종이 같은 실물 없이 전자 방식으로 발행되는 채권을 말한다.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판매를 시작했는데 건설사의 PF대출채권을 담보로 발행된 자산유동화전단채(ABSTB)가 대부분이다. 만기가 3개월 수준으로 짧고 전단채를 인수한 증권사가 '매입확약'이나 '매입약정' 조항을 통해 사실상 원리금 지급을 보장해 슈퍼리치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증권의 경우 지난해 5월 전단채 소매판매를 시작한 후 누적 판매량 1조원을 돌파했고 대신증권과 KDB대우증권도 연초에만 리테일로 각각 7,826억원, 6,200억원어치를 팔았다.
3개월 만기의 중국계 은행 위안화예금 신탁상품도 인기다. 위안화예금은 기본 약정금리에 더해 원·위안 선도환 헤징 과정에서 프리미엄도 확보, 국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얻을 수 있다. 3개월 만기에 연 3.3~4%의 수익을 주는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은 판매물량이 조기에 동나 가입하고 싶어도 못할 지경이다. 건설사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편입한 특정금전신탁 상품도 보통 3개월 만기에 4% 수준의 금리를 약정해 슈퍼리치들의 워너비 상품이 됐다.
최철식 미래에셋증권 수석웰스매니저는 "불확실한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저성장ㆍ저금리 상황이 계속되는 한 단기성 투자상품의 인기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