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5월 8일] 불신만 키우는 재건축 수주논리

SetSectionName(); [기자의 눈/5월 8일] 불신만 키우는 재건축 수주논리 김경미기자(부동산부) kmkim@sed.co.kr

서울 고덕동 일대 저층 아파트들이 연일 시끌벅적하다. 이 지역 6단지 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한 D사가 조합원들에게 174%의 무상지분율을 제시하자 앞서 입찰제안서를 받은 인근 2단지 아파트는 조합원총회 자체가 무산됐다. 무상지분율이 최고 137%에 불과(?)한 시공사 측의 입찰조건에 '배신감'을 느낀 상당수 조합원들이 대거 총회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무상지분율은 재건축 후 추가부담금 없이 받을 수 있는 주택면적을 현재 소유한 대지지분으로 나눈 값이다. 33㎡의 대지지분을 가진 조합원의 무상지분율이 200%라면 재건축 후 아파트 66㎡까지는 추가부담금 없이 입주할 수 있다. 무상지분율이 높을수록 조합원들의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고덕 주공6단지 시공사들은 높은 무상지분율을 제시한 이유를 "공사 마진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익은 다소 낮아지지만 시공을 통해 얻게 되는 브랜드 인지도 상승, 적정수준의 공사현장 유지를 위해 불이익을 감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2단지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공사 마진'의 문제가 아니라 건설사들 간 출혈 경쟁 탓에 말도 안 되는 무상지분율이 제시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부분 건설사들의 기술력이나 공사비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익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공사비 절감은 품질 저하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고 비난한다. 소비자들은 극명하게 엇갈리는 업체들의 이 같은 주장에 불안과 의심만 커져갈 뿐이다. 이익을 줄였다면 과연 그동안 재건축ㆍ재개발 시공 과정에서 건설사들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누려왔던 것일까. 반대로 출혈 경쟁이라면 얼마나 집을 허술하게 짓게 되는 것일까. 어느 쪽의 주장이 옳은지는 건설업계만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투명하지 않았던 경쟁구도 속에서 자사의 이익에만 급급해 원칙 없는 경쟁을 했던 건설업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커졌다는 점은 확실하다. 가뜩이나 힘든 건설경기 침체 속에 불신을 키우면 설 자리가 더 좁아진다. 지금이라도 이를 만회하기 위해선 건설업체 스스로가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구도를 확립해 품질과 실력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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