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선물수요가 몰리고 있는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빅3의 추석선물 매출 가운데 갈비·정육판매가 업체별로 지난해보다 39~64% 늘었다. 이는 전체 선물세트의 매출증가율 17~54%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정육세트가 이처럼 여전히 각광받고 있는 것은 경기회복으로 소비자의 주머니사정이 나아진데다 주요 백화점들이 물량을 미리 확보, 산지 인상가격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
자연산 송이·대하·주류 등도 판매가 지난해보다 2~3배 늘어 인기품목의 대열에 합류했다. 요즘 출하가 한창인 자연산 송이는 올해 작황이 좋아 값이 ㎏당 15만~17만원으로 지난해보다 8만~9만원 정도 떨어진데다 고급스러워 특별한 선물로 많이 나가고 있다.
대하는 제삿상에도 올릴 수 있어 수산물중에서 굴비·옥돔에 버금가는 인기선물로 꼽히고 있으며 지난해 판매량이 많지 않았던 주류도 민속주와 위스키를 중심으로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 햄류 역시 통조림보다는 양념하지 않고 훈제고기를 덩어리째 포장한 세트가 많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청과류는 산지가격이 20% 이상 오른데다 궂은 날씨가 계속되고 들고 다니기 불편할 정도로 부피가 커 판매가 저조하다. 이에 따라 사과와 배를 섞은 실용성을 높인 혼합세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품귀현상까지 빚기도 했던 3만~5만원대의 참기름·제당세트 등 생활용품 복합선물세트의 판매도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영업팀장인 임화준(林和儁) 차장은 『경기회복에 따라 추석선물을 하려는 사람들은 많지만 선물세트의 값이 전반적으로 올라 품목선택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실용적인 제수용품을 제외하고는 아무래도 가격이 선물의 인기도를 좌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동본 기자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