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더블딥 공포] 유로존 재정위기 재연 조짐

스페인·伊 국채금리 최고치 경신 <br>국채 스프레드 EU 출범후 최고… 그리스 구제금융 참여도 힘들어<br>EU·OECD 비상대책 마련나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이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는 등 한동안 잠잠했던 유로존 재정위기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의 줄리오 트레몬티 경제장관은 금융안정위원회(FSB)를 긴급 소집했으며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휴가를 연기하는 등 유럽 각국은 비상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금융시장에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스프레드(독일 국채 대비)가 벌어지면서 국채 수익률이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채무상환 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 국채 10년물 금리(수익률)는 6.283%를 기록해 전날보다 0.082%포인트 상승했다. 스페인 국채 스프레드는 장중 한때 6.45%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찍었다. 독일 국채 10년물과의 금리차(스프레드)는 3.866%포인트에 이르렀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 역시 6.129%를 나타내 전일 대비 0.125%포인트 급등했다.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도 3.713%포인트 벌어졌다. 이처럼 스프레드가 벌어졌다는 것은 해당국이 그만큼 원리금을 보장해줄 신용도가 낮다는 의미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그만큼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한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양국 국채의 이날 스프레드는 모두 1998년 유럽연합(EU) 출범 이후 최고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과 미국ㆍ영국의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금리는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치인 6%를 넘었다"며 "이런 금리는 앞서 그리스ㆍ아일랜드ㆍ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수혈하기 직전 수준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촉발된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감은 지난 7월21일 유로존 정상회의가 그리스 2차 구제금융에 합의한 후 잠잠해졌지만 유럽 경기지표 발표와 미국의 부채협상 타결 후 불거지기 시작했다. FT는 "1일부터 유럽 금융시장에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유로존의 그리스 지원 약속을 결국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며 "이는 두 나라의 채무위기 해소 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에 불을 붙였다"고 전했다. 유로존 국가들은 자국에 배정된 만큼 자금을 조달해 그리스를 지원해야 한다. 그리스에 주는 돈의 금리는 3.5%로 정해졌으나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스프레드는 이를 뛰어넘고 있어 그리스 구제금융에 참여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의심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가부채가 각각 1조8,900억유로(2조6,497억달러)와 5,880억유로(8,360억달러) 수준이어서 자체 재정조달에 의구심이 더해지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EU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나서 진화에 나섰다. 우선 유로존 국가들은 4,400억유로 규모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를 재매입하는 방안을 3일(현지시간)과 다음주에 각각 논의하기로 했다. 올리 렌 경제 담당 집행위원의 샨탈 휴스 대변인은 "EU는 자금조달 비용을 보상해주는 체계가 마련돼 있다"며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유로존이 나서서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도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가채무는 통제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들은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여름휴가로 거래량이 저조하기 때문에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금리가 당분간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의 자체 구제금융기금이 이탈리아ㆍ스페인과 같은 대국을 구제할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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