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경제 외환위기 벗어나나/“연말 수지흑자” 체력회복기미

◎금융기관 단기외화차입 재개/기아·대선 등 심리적 불안감도올 연말 종합수지가 50억∼8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재경원의 전망은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라는 최악의 국면에서 한발자국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종합수지 흑자전환의 동력원이 무역수지의 흑자기조 전환에 있다는 점에서 수출주도형인 우리경제가 위기를 벗어날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그러나 기아사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의 위기관리능력 부재, 대선승리를 위한 정치권의 정쟁심화 등 경제외적 변수가 짓누르고 있어 경제주체들의 심리적인 불안감은 여전한 형편이다. 외환위기는 우리경제의 근본적인 체력 저하와 이에 따른 불안감이 겹쳐 발생했다. 근본체력 저하는 무역수지적자 확대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의 누증으로 구체화했다. 여기에 한보, 기아 등 재벌그룹의 연쇄부도에 따른 금융기관의 부실화로 외국금융기관들이 국내 금융기관의 지급능력을 의심해 빌려준 단기자금을 회수하고 추가자금 지원을 기피했다. 이에 따른 외화부족과 위기감은 달러에 대한 가수요를 일으켜 원화절하를 유발했다. 종합수지가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재경원의 전망은 체력회복 기미가 보이고 심리적 불안감도 해소됐다는 데서 출발한다. 기본 체력인 무역수지의 경우 소규모나마 8월부터 흑자(1억2천만달러)로 돌아섰다. 9월부터 적어도 매월 5억달러 가량의 흑자를 기록, 연말까지 추가로 20억달러 이상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게 재경원의 전망이다. 거의 중단되다시피했던 금융기관의 단기외화차입도 9월말부터 금융기관별로 1억∼2억달러 규모로 재개되고 있다. 국내금융기관에 대한 외국금융기관의 불안감이 다소 해소됐기 때문이다. 외화를 벌어들이는게(무역수지) 순조롭고 돈을 꾸거나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의 투자(자본수지)도 재개되면 외화자금 부족에 따른 외환위기 소지는 자연스레 해소되는 것이다. 환율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연말까지 시장에 공급되는 달러가 시장에서 필요한 달러보다 최고 80억달러까지 많을 경우 그동안 불안심리에 따른 원화환율 절하추세는 멈출 가능성이 높다. 수요, 공급만을 따질 때는 다소 절상요인이 있다. 그러나 불안요인도 많다는 지적이다. 수출단가하락으로 수출증가가 기업들의 채산성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고 부실기업 처리능력에 대한 회의로 외국금융기관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폭로전으로 비화된 대선정국이 기업들의 경영의욕을 꺾는 상황마저 나오고 있다.<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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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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