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제각료 인선과 정책 방향 신호 빠를수록 좋다

기업·가계 등 경제주체들은 나쁜 신호보다 불확실성을 더 싫어한다. 불확실성은 경제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방해함으로써 경제 전반을 작동불능에 빠뜨려버린다. 6·4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로 오랫동안 표류했던 국정을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선거 하루 만인 5일 30대그룹 사장단과 조찬회동을 하며 계획된 투자의 조기집행과 신규 투자 확대를 요청한 것도 정상적 경제활동 복귀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상황인식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현실화하고 있는 내수침체는 더 이상 방치하기 힘든 실정이다. 그럼에도 경제 분야에 관한 정부의 신호가 불분명하고 정책시행 시기를 제대로 알 수 없어 시장의 혼란은 여전하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신속히 시장에 신호를 보내 정책 불확실성부터 제거하는 것이다. 총리 인선과 별도로 경제팀 개편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일도 시급하다. 현 부총리를 비롯해 청와대 경제수석, 금융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경제팀의 유임 혹은 교체를 분명히 해줘야 한다. 그래야 공백상태나 다름없는 경제 분야의 리더십을 다시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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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팀은 정부의 경제운용 기조를 대표하기 때문에 인사 여부와 물갈이 폭, 대상 후보 등은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정보다. 불행히도 청와대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4월27일 세월호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경제팀 운영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팀 진용 구축만큼 중요한 것이 기존 경제정책의 일관성 유지다. 정부는 이미 경제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규제완화를 비롯해 공공기관 개혁, 부동산 세제 개편, 공무원 연금 개혁, 서비스업 활성화 방안 등을 발표해놓았다. 하지만 경제팀이 물갈이될 경우 이들 정책이 지속성을 가질지가 분명하지 않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벌써 규제개혁이나 경제혁신3개년계획안들이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 이슈로 초점이 이동하며 방향성을 잃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인적·정책적 불확실성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다면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내세우고 있는 4% 목표 달성은 언감생심일 수밖에 없다. 이미 국책·민간 연구기관들은 너도나도 경기전망 하향 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타이밍을 못 맞춘 경제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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