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농산물 협상 힘 겨루기 본격화

美 '더 진전된 개방안 요구'땐 파국 가능성<br>쟁점별로 '주고 받기식 협상'도 배제못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이 파행으로 종료되면서 오는 9월 미국에서 열리는 3차 협상도 접점을 찾기보다 더욱 큰 파열음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초 9월4일 3차 협상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은 미국의 노동절로 휴일이기 때문에 실제 협상은 9월5일부터 4일간 개최된다. 3차 협상에서는 쌀 등 농산물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돼 최대 이슈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러한 농산물 협상은 전체 협상의 앞날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2차 협상에서 돌출됐던 섬유, 개성공단 문제, 의약품, 서비스 시장 개방 등의 난제에서도 한미 양국간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농산물 힘겨루기 본격화=3차 협상의 최대 관심 포인트는 농업 분야다. 2차 협상을 통해 의약품이 난제로 급부상, 농산물 협상이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이는 양국의 대립이 기선잡기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지 이견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8월 중순 상품 및 섬유 양허안(개방안)과 동시에 농산물 양허안이 교환되면 양국 협상단은 농산물 개방에 대한 확연한 시각차를 확인하며 깊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1차 양허안이라도 한국의 농업개방 의지가 너무 약해 협상의 실익이 없다”고 우길 가능성이 높고 우리 측은 여기에 대응 “협상을 통해 입장차를 좁혀보자”고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미국이 “협상에 앞서 더 진전된 개방안을 제시하라”고 고집한다면 협상 전체를 파국으로 몰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성공단ㆍ섬유ㆍ의약품 등도 공방 불가피=농산물 협상만큼 난이도가 높지는 않아도 협상의 발목을 잡을 분야는 곳곳에 지뢰처럼 매복해 있다. 섬유는 우리 측이 공세다. 평균 8.9%에 달하는 미 측 섬유수입 관세를 최단기간 내 철폐하고 원산지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까지 섬유수입 쿼터제를 운영할 만큼 섬유업계를 보호해온 미 측이 우리 요구를 쉽사리 수용할 리 없다. ‘북한’이라는 정치적 문제뿐 아니라 미 측 섬유업계의 이해와도 충돌하고 있는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도 계속 표류할 것으로 보이며 2차 협상을 파행으로 이끈 의약품협상은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약가적정화 방안을 취소하고 개선안을 함께 논의하자는 미 측 주장에 반해 우리 정부는 9월1일부터 포지티브 시스템(약품 선별등재)을 골자로 한 약가정책을 예정대로 강행할 계획이다. 미국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개방안을 제시한 데 비해 우리 측이 과거 FTA보다도 더 많은 개방 제외를 제시한 서비스ㆍ투자 부문 협상도 난항이 불가피하며 반덤핑 등 무역구제ㆍ자동차ㆍ지적재산권 분야도 난제가 적지않다. ◇‘주고받기식’ 돌파구 마련 가능성도=힘겨루기의 초반인 3차 협상에서 양측이 상당한 전력을 소모해도 본협상이 완전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이 3차 협상 직후 워싱턴에서 개최될 것으로 알려져 상당한 완충역할을 함과 동시에 협상단을 재충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각된 쟁점별로 주고받기식 협상이 탄력을 받으면 3차 이후 협상은 순식간에 급물살을 탈 수 있다. 통상 전문가들은 “서로를 잘 아는 협상단이 각자의 아킬레스건을 존중하며 접점을 찾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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