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에버랜드 CB' 항소심도 유죄

법원, 前·現대표에 배임죄 적용…삼성 "상고하겠다"

'에버랜드 CB' 항소심도 유죄 법원, 前·現대표에 배임죄 적용…삼성 "상고하겠다" 이규진 기자 sky@sed.co.kr 이혜진 기자 hasim@sed.co.kr 김규남 기자 kyu@sed.co.kr 관련기사 • 승계·지배구조엔 당장 영향 없을듯 • "세금 내고 떳떳하게 경영승계" 확산 • 이건희 회장 공모여부 판단 유보 • [사설] 에버랜드 항소심 판결, 악용돼선…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 항소심에서도 허태학ㆍ박노빈씨 등 전ㆍ현직 에버랜드 대표이사들의 배임혐의에 유죄가 선고됐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에서 무죄로 인정했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혐의도 유죄로 인정해 향후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법원의 판결이 매우 안타깝다”며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조희대 부장판사)는 29일 에버랜드 CB 저가발행을 공모해 회사에 969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허ㆍ박씨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를 적용,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30억원을 선고했다. 허씨와 박씨에게 각각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1심보다 형이 높아진 셈이다. 재판부는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한 96년 10월30일 에버랜드 이사회 결의는 의결정족수가 미달돼 무효인데도 두 피고인들이 이 이사회 결의를 근거로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나중에는 이재용씨 등 제3자에게 배정했다”며 “이는 상법상 규정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위배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CB 전환가격과 관련해서도 “주당 최소 1만4,823원이 적정가격이기 때문에 실제 전환가인 7,700원은 현저하게 낮게 책정된 것”이라며 “이에 따라 최소 186억여원 이상인 주식을 이씨에게 96억여원에 인수하게 한 것은 그 차액만큼 이씨에게는 이득을, 회사에는 손해를 끼친 배임행위”고 판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삼성그룹 차원에서 공모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기존 주주 등과의 공모 여부는 범죄 성립에 관계가 없다"며 판단하지 않았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가격은 최소 8만5,000원임에도 1만4,825원으로 산정한 재판부의 판단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재산범죄는 액수가 중요한데 그 차액만큼은 무죄를 인정한 것”이라며 상고할 뜻을 내비쳤다. 변호인인 신필종 `김앤장' 변호사는 “CB 발행으로 인한 손해는 주주의 손해이지 회사의 손해가 아니다”라며 “의뢰인 측과 얘기해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측은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차질없는 경영활동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룹 주변에서는 이번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후계구도 문제 등 지배구조에는 당장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5/2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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