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약발 안먹힌 버냉키 해법

약발 안먹힌 '오퍼레이션 트위스트'<br>'장기국채 사고 단기 매도'<br>이미 예상했던 수준 그쳐<br>美·伊은행 신용하향 겹쳐<br>원·달러 환율 29원 폭등<br>코스피 53P 급락 후폭풍


'헬리콥터 벤이 이대로 추락하는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가라앉는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장단기 국채를 교환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라는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지만 이에 실망한 금융시장은 환율이 폭등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1일 이틀간의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내년 6월까지 만기 6~30년의 국채 4,000억달러어치를 매입하고 대신 3년 미만의 국채를 매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61년 존 F 케네디 정부 때 단 한번 시행된 적이 있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장기국채를 매입하고 단기국채를 매도함으로써 장기금리를 낮춰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주택수요를 늘리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예상했던 수준에 머물러 실망감만 키운데다 한층 어두워진 FRB의 경기전망, 미국 및 이탈리아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이 오히려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더욱이 FRB의 완화적 통화정책의 실효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돈 풀기에 대한 안팎의 반대가 확산되면서 FRB마저 적극적인 경기대응에 나서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는 이미 낮을 대로 낮은 상태여서 이번 통화정책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로 10년물 금리가 1.7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정도의 금리인하 효과로 기업들의 투자를 유인하고 주택수요를 늘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억지로 먹게 할 수는 없다"고 비유했다. 월가에서는 FRB 내부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반대가 거센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양극단화되고 있는 정치환경도 FRB의 운신을 제한한다고 보고 있다. 재정적자 문제 등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의존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FRB의 정책수단 역시 고갈되고 있는 셈이다. 시장 참가자는 "벤 버냉키 의장의 (공격적인 부양) 의지는 확고한 것 같다"면서도 "오직 역사만이 그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원90전 급등한 1,179원80전을 기록하며 지난해 9월2일(1,180원50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의 환율(2008년 9월16일 1,160원)보다 높다.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045억원어치를 내다 팔면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3.73포인트(2.90%) 하락한 1,800.5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28% 떨어졌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불안의 영향으로 원화가치와 증시가 함께 폭락한 것"이라며 "대외불안 요인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원ㆍ달러 환율은 1,200~1,300원까지 오르고 증시불안 역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